작년 봄, 제주로 발령받아 해상안전과에 근무하면서부터 주말이면 습관적으로 해안가를 찾게 되었다.
특히,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때면 '놀러가자는' 아이들의 바람도 들어줄 겸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언제부터인지 그렇게 좋아하던 산은 나에게 '간식'이 되어 있었고, 바다는 ‘밥’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다.
해수욕장과 항 포구, 방파제를 둘러볼 때면 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사람들이 늘 있었다.
밤에 술을 마시고 해수욕장에서 입욕하는 사람들, 친구들과 누가 멀리까지 가는지 수영내기 하는 십대 소년소녀, 하고 많은 장소를 놔두고 방파제 TTP 사이를 산책하다 실족 사고를 당하는 행인, 다들 잠자는 밤에 낚싯대를 매고 나와 갯바위에서 홀로 낚시하는 강태공, 바람이 심한 날 나가지 말라는 부탁을 뿌리치고 나가는 윈드써핑가들.
그러고 보면 어릴 적 나를 돌이켜 봐도 이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던 것 같다.
종일 물에서 수영을 해도 지친 줄 몰랐고, 태풍 부는 날에는 파도를 타는 스릴을 느낄 요량으로 물가를 찾아 나섰다.
작년 7월 19일 성산 오정게 포구에서 친구들과 수영을 하던 중학생이 실종되어 구조하였으나 끝내 사망한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27일 이호태우해변에서 일행들과 소주를 마시던 이용객이 사망한 사고를 보면서 그게 얼마나 위험한 행동이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올해는 수상레저안전법이 개정되면서 풍랑주의보시에도 바람이나 파도를 이용하는 수상레저활동은 사전 신고만으로도 허용된다.
또한 해수욕장 안전서비스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인증을 받았다.
그만큼 수상레저환경이나 안전서비스 환경이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수상레저 문화가 수요자 중심으로 바뀐 만큼 수요자인 우리들 스스로의 안전의식도 선진화 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박 승 규
제주해양경찰서 해상안전과장 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