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함께 진출하게 됐다. 경사로운 일이다.
한국은 7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았고, 북한 44년만에 본선무대 밟는 역사적인 일을 만들어 냈다.
지난 17일 한국은 이란을 상암벌로 불러들어 한 골을 리드 당하다 무승부를 만들어내는 저력을 보였다.
북한은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은 사우디와 경쟁에서 북한 특유의 밀집수비를 앞세워 0-0 무승부를 일궈냈다.
이로써 한국과 북한은 함께 나란히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한국축구는 사우디와 이란과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그대로 놓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골 결정력 부재는 한국의 아킬레스건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골문 앞에서의 침착한 플레이를 지속적으로 연마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베스트 11 윤곽과 함께 남아공으로 날아갈 대표선수들을 미리 선발해 조직력을 가다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본선에서 우리가 대결해야 할 팀들은 우리가 이제껏 상대해온 아시아 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빅리그에서 뛰던 경험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기와 조직력 또한 좋다.
이런 팀들을 상대로 우리가 16강에 합류하기 위해선 조직력 극대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수비라인에서의 조직력은 그야말로 중요하다.
공격은 10번의 시도에서 한 번만 성공하면 되지만 수비는 상대의 10번의 시도를 10번 다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 한번의 실수가 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만일 골을 허용한다면 경기에서의 패배를 감수해야 한다.
이란전에서의 선제골 허용이 바로 수비라인에서의 조직력 부재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국으 미드필드진은 세계 어느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그만큼 능력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는 말이다.
특히 패스하는 과정에서 상대에게 공을 뺏겼을 때 그 즉시 수비로 전환해 상대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모습은 한국의 미드필드진의 강함을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또한 공을 관리하는 능력과 선수들간의 유기적인 패스 연결, 공간을 찾아들어가는 능력 등은 예전과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공격수로의 공 배급면에서는 부족하다. 축구에서는 횡패스와 백패스는 무의미한 것이다.
송곳같이 상대 문전으로 찔러주는 과감한 패스가 필요하다. 한국의 미드필드진들은 이런 점이 부족하다.
이런 상대를 위협하는 패스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공격수의 움직임과 상대 수비수의 움직임을 정확히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또한 자신의 패스가 차단당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은 지우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어야 한다.
잉글랜드 대표팀 간판 미드필더로 활약중인 데이비드 베컴이 이런 송곳패스에 달인이다.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은 높이로 상대의 수비수 키를 살짝 넘기면서도 같은 팀 공격수 머리에 그대로 꽂히는 패스, 이런 패스가 우리 대표팀 미드필드 선수들에게 필요하다.
한국 대표팀 간판 골잡이들은 이번 최종예선전을 치르면서 아쉬운 장면들을 너무 많이 연출했다.
골대를 맞거나 상대 수비수 다리에 걸리거나, 골키퍼 손을 살짝 스치거나, 아니면 스탭이 꼬여 슛을 못하거나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충분히 득점할 수 있는데도 이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한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골 결정력 부재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럼 이런 골 결정랙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실전을 통한 연습밖에는 답이 없다.
축구협회는 남은 1년이라는 시간동안 강팀과의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댜.
이런 평가전을 통해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경기력을 한단계 업그레아드 시킬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확실히 그렇다.
축구는 보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하물며 직접 경기장에서 뛰는 것이야 말해 무엇하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은 최대 8강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조추첨을 통해 상대팀들이 결정되겠지만, 한국이 조직력만 잘 정비한다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한국대표팀이 보여줬던 모습은 잊어야 할 것이다. 그간 한국 대표팀은 실험의 연속이었다.
본선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기위한 최강의 멤버를 찾기 위한 퍼즐게임이었다.
하지만 예선전은 끝났다. 그리고 1년이란 시간이 남았다.
조직력 부재니, 골결정력 부재니 하는 말들이 많았다. 한국 대표팀은 1년 후 무한한 성장을 할 것이다.
한국대표팀은 대부분 젊은 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1년간의 연마를 통해 큰 성장을 이룬다면 한국축구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어느 정도까지 치고 올라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성장 잠재력이 무한대인 젊은 선수들이 한국 대표팀에 있기에 필자는 한국 대표팀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이 아닌 8강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1년,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해 남아공월드컵을 보며 밤 새 한국을 응원할 국민들에게 기쁨 소식들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고 안 석
편집/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