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일부 지방언론과 중앙지에 고교별 4년제 대학입학현황이 대서특필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알리미’를 통해 게재한 2009학년도 공시 내용 중 4년제 대학입학율을 각 고등학교별로 비교하면서 발표하였는데, 고교선택제에 영향을 줄 듯... 이라며 4년제 대학입학률이 곧 그 학교의 교육경쟁력과 같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서 ‘과연 그런가’하는 의문이 남는다.
전문대학과 같은 특수대학도 학과에 따라 학생들이 선호하고 경쟁력이 높은 학과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는 학교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4년제 대학을 입학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될까?
보도에 따르면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 학생들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이 일반고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고 등 특목고가 4년제 대학입학률이 100%라는 것은 하등 놀랄일이 아니다. 민사고처럼 외국대학진학률이면 모를까
입학당시 연합고사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많이 몰린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를 비교해볼 때 전자가 후자에 비해 서울대 등과 같이 경쟁이 높은 대학에 진학한 학생수가 많을 것이라고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학교경쟁력을 말하면서 단순히 대학진학률만을 가지고 학교를 평가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다.
왜냐하면 일부 4년제 대학이 정원도 못 채우는 상황에서 대학의 실명공개없이 단순히 진학률만 공개하는 것은 고교의 학업성취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며, 합격자 머릿수만 따질 게 아니라 고교입학때의 수준까지를 고려한 ‘노력진학률’을 평가하는 게 옳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럴리 없겠지만 이번보도를 보면서 혹 도민들 중 구반문촉(歐槃?燭 : 장님이 남의 말만 듣고 쟁반이나 초를 태양의 모습으로 인식한다는 뜻)의 우를 범하는 분이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인다
교육에서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평가의 기준은 정확해야한다.
제대로된 평가기준을 설정한 후 그에의한 ‘대학진학률’이 높은 학교를 찾아내 격려해주고, 재정적 지원으로 보상해준다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학교로선 죽을 맛이지만 제주교육의 경쟁력은 그 만큼 높아질 것이다.
송 이 환
제주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