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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지난 5일로서 취항 3주년을 맞았다.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저가(低價)항공의 기치를 내걸고 제주~김포노선에 첫 취항한 제주항공은 출범 3년 만에 다양한 국제선까지 운항할 정도로 장족의 발전을 했다.
이제 제주항공은 거의 모든 국내선은 물론, 인천~오사카, 인천~키타큐슈, 인천~방콕, 인천~괌 등 국제선에도 이미 취항을 했거나 취항을 서두르고 있다.
제주항공은 제주도가 추진한, 요란한 거대 사업 중 몇 안 되는 성공한 사업의 하나다.
당초 제주도가 지역항공사 설립을 계획했을 때 해 볼만하다고 생각한 도민은 그리 많지 않았다.
도리어 위험부담이 많은 사업이라며,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심지어 업계에서 조차 회의적이었다. 제주도가 동업자(同業者)를 구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은 것이 그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의 대주주인 애경그룹은 달랐다. 제주도와의 합자(合資)에 동의, 제1순위 대주주로 참여, 오늘의 제주항공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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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제주항공을 있게 한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다. 제주항공 취항 이전, 이 양대 항공사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 핑계만 있으면 다반사(茶飯事)로 항공요금을 인상 했다.
연륙 항공교통이 대중교통이나 마찬가지인 도민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이들 양대 항공사는 요금인상에는 재빠르지만 부족한 항공좌석을 늘리는 데는 인색했다.
제주도에 의한 지역항공사 설립의 싹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도민들의 분노와 불평불만이 밑거름이 되어 움트기 시작한 것이다.
3년 전, 제주항공 창립 당시 제주도가 50억 원을 출자, 제2의 대주주로 참여 한 것도 도민들의 뜻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제주항공은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벌써 제주도가 출자한 50억 원은 2~3만원 저렴한 가격으로 제주항공을 이용하면서 도민들은 본전과 이자를 다 뽑았다.
이로 인한 도민들의 이익이 간접적으로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루 돌아가고 있다.
그 수많은 제주도 사업 중에 도민들에게 직접적으로, 그리고 고루 이익이 돌아가는 사업이 제주항공 말고 과연 몇 개나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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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첫 취항 이후 3년 동안 260만 명의 승객을 실어 날랐다.
항공좌석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던 승객들에게 연간 86만6000여 좌석을 제공한 셈이다.
이중 절반을 관광객으로 보더라도 제주항공은 해마다 43만3000명의 관광 손님을 유치한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만약 제주항공이 없었다면 관광을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제주도민에게 고루 이익을 되돌려 줌과 동시에 좌석이 없어 못 올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는 점이 제주도가 제주항공을 적극 육성해 주어야 하고 계속 출자를 해 줘야할 이유다. 제주도민 역시 마찬 가지다.
안전성에 관한 국제공인(IOSA 인증)까지 획득한 제주항공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오는 8월 113억 원을 증자, 총 자본금을 800억 원으로 늘릴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 90억 원 적자에서 하반기에는 30억 원의 흑자로 반전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우리는 올해 증자 때 제주도에서도 최소한 50억 원 이상 더 증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창립 당시 제2의 대주주였던 제주도가 지난해 증자를 기피함으로써 현재는 애경, 산업은행 다음으로 제3의 군소 주주로 추락해 버렸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의 제2의 대주주 지위를 늘 확보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주항공은 제주항공다워지고, 도민들도 사랑과 애착을 느끼게 된다.
또한 제주항공은 제주도민의 사랑과 애착 속에서만 발전이 가능하고 경쟁사도 물리칠 수 있다. 이점 ‘애경’도 잊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