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기운에 힘입어 제주의 한라산과 들녘에는 꽃들이 만개하여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5월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이르렀다. 거기에 바다안개가 살포시 앉으면 운치까지 더해져 그 풍경은 말로 형용할 수 가 없다.
그러나 항상 우리를 반겨줄 것 같은 5월의 바다에도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곧 우리를 삼켜버릴 듯한 성난 겨울바다가 온순해져 잔잔한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순간 방심해져 해양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봄부터 가을에 걸쳐 고기압의 중심에 위치하게 되면 남풍계열 바람의 영향으로 서해와 남해에 해상안개가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남해안은 지역 특성상 계절풍의 영향으로 3월에서 6월 사이 짙은 안개가 자주 발생하며 특히 5, 6월은 그 발생빈도가 가장 높아 시계제한으로 인한 선박충돌과 좌초사고 발생 가능성이 농후하다.
해상안개는 이류무(移流霧)라하며, 이 안개는 육상안개보다 안개 층이 두껍고 안개범위가 매우 넓고 지속성이 커서 육상안개보다 사고위험성이 더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사고의 대부분이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로 작년 제주근해에서 발생한 해양사고 102척 중 31척 30%가 운항부주의, 68척 66%가 정비 불량으로 90% 이상이 미리 막을 수 있는 인적요인에 의한 사고이다. 특히 요즘 같은 농무기 에는 정비 불량으로 사소한 기관고장이 대형사고 발생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선박 운항 자는 출항 전 각종 항행·기관장비 정비점검을 철저히 하여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자체 대처능력을 강화하여야 하겠다. 그리고 해상에서는 평소 각종 기본 항법기술 숙지하여 항법규정을 준수하고 기상과 자연여건을 무시한 무리한 운항을 삼가야 한다.
만약 안개 예보가 있을 경우 출항전 사전점검 철저 및 출항을 자제하고 해상에서 안개 발생시에는 모든 선박은 규정에 적합한 등화를 점등하고 경적이나 사이렌과 같은 음향 신호를 울려 주위 선박에게 환기를 시켜야 한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안전한 해상활동을 즐길 수 있겠지만, 반대로 무관심한 해상활동은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다. 항상 안전을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5, 6월의 푸른바다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 도 수
제주해양경찰서 경비구난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