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던 민사사건이 줄어들고, 감소하던 형사사건이 증가해 이채를 띠고 있다.
지난 해 제주지법에는 민사합의 393건, 민사단독 2943건, 민사소액 9447건이 접수됐다.
각각 전년에 비해 21.7%, 6.8%, 12.3%나 증가했다.
그러나 올 들어 4월말까지 민사합의 사건만 117건으로, 전년 동기 103건보다 14건(13.6%)이 늘었을 뿐, 민사 단독 855건, 민사소액도 2860건으로 각각 23.2%(258건), 16.3%(557건)가 줄었다.
이와 반면, 지난 해 감소세가 지속됐던 형사사건은 올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역시 지난 4월말까지 지법에 접수된 형사사건 중 형사합의는 57건으로, 전년 동기 38건보다 19건(50%)이나 급증했다.
또, 형사단독 사건도 작년 같은 기간 603건보다 13건(2.0%)이 많은 616건이 접수됐다.
민사사건은 대체로 지역경제와 민감하다.
경기가 나빠질 수록 채무 이행 등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를 재판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 경제사정은 지난해만 못하다.
오히려 늘어나야 할 민사사건이 감소하는 의외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형사사건은 실직, 미취업 등 사회안전망이 흔들릴 수록 느는 추세다.
올해 역시 경제가 더 침체되면서 절도, 사기 등 범죄가 예년에 비해 빈발했다.
한편 검찰의 약식 기소 사건의 증감도 형사사건(정식재판) 건수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올 들어 4월말까지 모두 3427건을 약식 기소했다.
이는 전년 동기 4652건에 비해 1225건(26%)이 줄어든 것이다.
민.형사사건의 증감 요인 분석은 각종 사건 예방 등 범죄대책을 위해서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