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자연사랑과 연차수당
[세평시평] 자연사랑과 연차수당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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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사랑과 연차수당’은 최근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화두로서 탤런트 고 장자연의 성 상납 리스트에 연루된 인사들과, 박연차 태광실업회장의 비자금과 관련된 정관계 로비 스캔들을 압축해 놓은 말이다.
 
이 두 사건의 중심에는 내노라 하는 재력가와 권세를 누리는 특권층이 대거 연루됨으로서 일부 지도층이 탈선행위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사회적 파장이 커 보인다.

 항간에는 ‘자연을 사랑하고 연차수당’을 받아야 대한민국 사회에서 방구깨나 뀌는 대장부에 속한다고 비아냥거린다.
 죽은 자는 말이 없듯이 얼마전만 해도 메인뉴스였던 고 장자연 자살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는 흐지부지 되어버렸는지 조용해졌다.

 하지만 연차수당 수수관련 사건의 중심엔 전직대통령과 친인척은 물론이고 대통령주변 정관계인사들이 줄줄이 연루되어 있어 연일 톱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연차수당을 받은 고관대작들은 공짜 돈 받을 땐 좋았으나 꼼꼼한 박회장여비서의 메모쪽지와 박연차의 금융거래 내역조회로 사건의 실타래가 한 겹 두 겹 벗겨지면서 검찰의 수사망의 좁혀지게 되자 좌불안석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일찍이 수신제가가 치국의 근본임을 공자선생께서 알으켜 주었건만 사회지도층들이 기본을 무시하고 재물에 눈이 멀어 탐욕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층의 의식수준이 이 정도인가, 대통령의 품격이 이정도 밖에 안 되는가? 하는 생각에 자괴감과 함께 허탈한 심정이 든다.

 저 품격 대통령의 뒤안길
 
 대통령은 한 국가와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수장이다. 예전에 임금 혹은 왕에 해당하는 지위를 가진 자가 대통령이며 대통령의 가진 권력은 무소불위로서 대통령의 한마디가 법으로써 안되는 게 없다.

 그래서 대통령은 큰사람이다. 큰사람은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보통 국민들보다 생각과 행동에서 달라야하고 국민을 설득시키고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거울로서 설령 잘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도 자신에게 정직한 잣대를 들이밀 줄 알아야 한다.

 설령 아내나 가족 중 누군가가 한 일이었더라도 본인의 부덕과 잘못임을 솔직히 시인하고 사내대장부로서 모든 십자가를 자신이 짊어지겠다며 국민께 용서를 구했더라면 정에 약한 우리국민들의 감정은 어떻게 움직였을까를 생각해 본다.

 누가 율사출신 아니랄까, 구속되지 않으려고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안 사람이 한 일이라서 잘 모르겠다. 아내에게 물어 봐야 하겠다.”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면 졸장부 중의 졸장부 같아 보인다.

 재임 중에 “대통령 못 해 먹겠다.” “막가자는 것이냐” “좋은 학교 나와 배웠다는 사람이 시골 노인 찾아가 굽실 거리냐”며 막말 또는 가시 돋친 말을 함부로 뱉어내어 수없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대통령이 지금은 법의 심판대에서 구속수사냐 불구속수사냐를 저울질 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뇌물로 받은 일억원짜리 시계 두 점은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고 하고, 미국에서 산 주택 계약서는 찢어버렸다고 하니 증거인멸 우려가 명백히 드러나 구속되지 않을까 지레짐작이 된다.
 
 저급한 대통령이 남긴 뒤안길이 어수선하다.

 지난정부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거꾸로 만들어버린 서해교전 전사자문제와 동의대 대모진압경찰 참사문제 등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용사의 뜻을 바로 세우는데도 반대세력이 적지 않은 저항을 받아왔다.

  특히 삼조원이나 쏟아 만든 개성공단은 북의 생떼로 언제 문을 닫을런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려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어 입주기업들이 줄도산 할 처지에 놓여있다.

 현 정부는 지난 10년의 잘못된 것을 바로 고치고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반대세력 저항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곳곳에서 대모대가 거리에서 죽봉을 들고 공권력과 격돌하여 부수고 짓밟는 광란의 장면이 세계인의 조롱거리가 되어 다시 한 번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120만 명이 넘는 실업자문제와 경제난국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정부가 과거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발목 잡힌 채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

 대통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고 본다.

난세의 영웅이라는데 경제적 고초를 겪고 있는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을 향할 진정한 대한민국의 모세는 없는 걸까.

강  선  종
총괄본부장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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