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떡볶이 할머니’의 1000만원
[사설] '떡볶이 할머니’의 1000만원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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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볶이 할머니’(서귀포시.67)는 공부를 하지 못했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했다.

‘제주 4.3’당시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일손을 돕느라 학교를 그만둬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이 늘 마음을 쓰리게 했다. 어린학생들을 볼 때마다 그랬다.

못 배운 한을 가슴에 여미고 살아야 했다.  ‘떡볶이 할머니’가 구멍가게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면서도 늘 가난하고 어려운 학생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런 ‘떡볶이 할머니’가 최근 고의춤에 푼푼이 접어 모아 두었던 돈 1000만원을 이처럼 어려운 학생들의 급식비로 써달라고 도교육청에 기탁한 것도 배우지 못했던 한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주변에는 훨씬 잘사는 계층이 많다. 생각하기에 따라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큰돈을 내놓아도 될만한 부유층이 많다.

그러나 이들은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래서 가진 것을 꽁꽁 묶어 두기만 한다.

 ‘떡볶이 할머니’의 1000만원은 그러기에 ‘마음 곳간 문‘을 열지 못하고 더욱 챙기려만 하는 이들에게는 부끄러움이 될 것이다.

 넉넉하지는 않아도 가진것을 나누는 사회, 가난해도 남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는 사회는 분명 주위를 밝고 건강하게 할 것이다.

‘ 떡볶이 할머니’의 1000만원 선행이 이처럼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의 마중물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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