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청와대라는 오명을 벗겠다'
도지사관사에 야외개방에 이어 관사시설까지 전면개방에 나선 제주도의 입장이다.
그러나 전면개방에 오기까지 남 모를 고민도 있었다.
지난 7월 20일 야외광장을 개방하면서 제주도는 인터넷 및 서면 등을 통해 시설 이용과 관련한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복지시설을 비롯 문화시설, 공식 행사장소 등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고 도는 이를 토대로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사실은 '각계 각층의 저마다의 요구'를 일일이 들어 줄 수 없는 탓에 전면개방이라는 카드를 내민 것이다.
이에 관사시설은 도내 각종 유관기관단체, 복지단체, 문화단체 등에서 각종 회의, 간담회 및 연회장 등으로 사용 요청할 경우 무료로 개방된다.
관사명칭도 '탐라게스트하우스'로 바뀌었다.
또한 도는 1억원의 예산을 확보, 야외공간에 그늘집, 벤취,가로등,조경시설 등을 마련하고 분기별로 소규모 음악콘서트, 풍물놀이, 야외전시회 등 이벤트를 준비할 방침이다.
도내 노인들과 어린이들도 소풍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태환 도지사는 이 달 중순 한.중.일 어업협정 당시 "EEZ 조업조건 등이 결정되는 중대한 회의가 열린 당시 중국, 일본 외교관들을 관사에서 식사대접하고 설득했으면 좀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농반. 진반으로 아쉬움을 표시했다.
제주도지사 관사가 도민들의 입방아에 오른 이유는 5공 시절 세워졌다는 것과 '너무 호화롭다'는 두 가지로 집약된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청남대 등을 지었고 도지사관사도 이러한 틀 속에서 '태생적 한계'를 안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도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라는 구호 속에 '지방 청와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막상 도민에게 돌려줄 방안은 마땅한 게 없다.
결국 전면개방으로 '도민 아무나 사용할 수 있도록'이라는 차선을 찾은 것이다.
관사로 유지한 채 투자유치, 내. 외 귀빈 숙소 등으로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라면 관사를 '밀실행정이나 흥정정치의 본산'으로 사용하는 것은 최악이다.
이제 전면개방된 도지사관사를 실제로 이용하는 도민들의 비중이 얼마나 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 가운데 제주도는 "침실 등은 국내외 귀빈 숙박시설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혀 귀빈 숙박시 시끄러운 행사 등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간의 통제 여지는 남겨뒀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