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문화 주체로서의 제주도 문화와 한국-동남아시아 문화교류
[나의 생각] 문화 주체로서의 제주도 문화와 한국-동남아시아 문화교류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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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6월 1일 제주도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정치·안보, 경제, 사회·문화,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협력 강화 등을 주요 분야로 해서 분야별로 주요 항목들이 중점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제주도에서 열린다는 것은 한국-동남아시아 문화 교류의 측면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제주도는 섬이다.

 섬은 육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다양하고 이질적인 외래문화의 수용과 통합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문화적 가치를 창출한다.

이는 섬이 열린 문화의 공간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외래문화의 수용과 포용을 통한 평화의 구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열린 공간으로서의 섬은 육지와 바다의 이분법을 해체하고 양자를 연결한다.

육지와 바다의 연대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개방과 포용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평화를 구현한다.

그러므로 섬은 곧 평화 구현의 열린 공간이다.

  제주도는 이미 오래 전부터 평화의 수단을 통한 평화의 구현을 목표로, 국제공조와 협력을 통한 세계 평화의 장을 제공하는 구상을 기획, 실행해 왔다.

제주사람들은 제주도 나름의 도서성이라는 자연환경의 특수성에 영향을 받아 나름대로의 고유하면서도 독특한 역사적 경험과 특수한 문화적 상황에 따른 독자적인 문화를 창출해 왔다는 점에서 제주도 문화는 곧 제주사람들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도서 및 해양문화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볼 때, 제주도는 동아시아 바다의 주역이었다.

제주도의 각종 신화와 전설은 외래문화와의 접촉 속에서 독자적인 제주의 종교 세계와 제주도민의 종교관을 만들어냈다.

외래문화의 수용과 포섭에 의한 제주도 문화의 창출은 문화적 다양성과 복합성을 특징으로 하는 동남아시아의 문화적 성격과 닮은 점이 많다.

  동남아시아는 예로부터 다양한 문화와 복합적인 민족 구성으로, 문화적 다양성의 보고(寶庫)로 여겨졌던 지역이다.

이는 동남아시아가 수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안에 섬 문화들 사이에서 쌍방향의 문화교류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제주도와 동남아시아는 도서와 해양문화라는 공통점으로 인해 중앙정부를 거치지 않고 직접 쌍방향의 문화교류가 가능한 각각의 문화 주체가 될 수 있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제주도와 제주도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주도 문화의 고유성과 독자성을 글로벌한 차원에서 널리 홍보할 수 있는 호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바야흐로 제주도 문화를 중계자로 삼아 한국-동남아시아의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제주도를 동아시아 해양문화의 허브(hub)로 발돋움시킬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

제주도가 동남아시아 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동남아시아 정상들이 제주도 문화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도 문화에 새로운 전기(轉機)가 마련된 것이다.

홍  석  준
목포대 문화인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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