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라산 케이블카에 妙案있다
[사설] 한라산 케이블카에 妙案있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40여년이나 계속 되고 있다.

이 찬-반 논란은 과거 그 어떤 현안에 대한 찬-반 논란보다도 길고 지루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 기준 완화 움직임을 보이자 제주도내에서는 또 다시 이 해묵은 논쟁이 재연(再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5년 한라산 케이블카 포기를 선언했던 제주도가 재추진 검토를 표명하고, 이에 맞서 시민사회단체들도 새로운 반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한라산 케이블카에 대한 찬-반 쟁점은 알고 보면 그렇게 첨예하게 맞서야할 사안이 아니다.

그리고 길고 지루한 역사처럼 복잡다단한 것도 아니다.

 매우 간단한 문제다. 그 쟁점이란 것이 케이블카 설치로 한라산이 훼손 될 것인가, 아닌가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한라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더라도 자연환경이 도리어 보호되거나 훼손되지 않을 방법이나 길이 있다면 사실상 찬-반 논란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터이다.

찬-반 모두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2
  사실 오늘의 한라산을 50여 년 전의 한라산과 비교 해보면 지금은 산이 아니다.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0여 년 전에 한라산을 등산했던 사람이 오늘의 한라산을 오른다면 가슴이 철렁할 정도로 황폐화 했다는 얘기다.

 케이블카를 설치하지 않은 오늘날의 한라산 몰골이 이럴 진데, 이런 상태대로 앞으로 반세기 쯤 더 흐르면 도대체 한라산은 어떤 황당한 모습으로 변할는지 모른다.

 사안이 이럼에도 한 쪽에서는 한라산 보호를 명분으로 오로지 케이블카를 반대하고 있을 뿐 이에 상응하는 대안을 내 놓지 않고 있다.

한편 다른 쪽에서는 무조건 케이블카의 필요성만 고집할 뿐 그에 따른 한라산 보호 대책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반대-찬성 양쪽 모두 구체적이요 미래지향적이며 실현 가능한, 진실로 한라산 보호를 위한 총화적(總和的)인 시방서(示方書)를 도민에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3
 우리는 여기서 한라산을 성역화 수준으로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는 대 명제 하에  한 가지 묘수를 찾아보고자 한다.

그러려면 한라산에는 케이블카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은 다음의 대 전제 조건이 충족된 다음이라야 타당성을 확보할 수가 있다.

 첫째, 케이블카 설치 이후 한라산의 모든 등산로를 폐쇄, 일체의 입산을 금지해야 한다.

따라서 한라산은 오직 케이블카를 이용한 공중 관람만을 허용해야 한다.

다만 군사-학술 조사, 도민들의 생업을 위한 농-축(農-畜) 관련 산행(山行) 등의 경우는 예외로 할 수 있다.

 둘째, 케이블카는 공중 관람용으로만 이용할 뿐, 등산용 교통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

 탑승객들의 행선(行先)은 케이블카 출발점에서 종착점까지만 허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셋째, 케이블카 출발-종착 지역에는 탑승객들에게 꼭 필요한 기초 시설만을 설치해야 한다.

 특히 민간인의 영업용 시설은 어떤 경우를 막론하고 통제해야 한다.

 넷째, 케이블카의 운영 주체는 어디까지나 행정청, 혹은 행정청의 투자로 설립된 공익 법인이어야 한다. 민간 기업이 직접 운영하거나 위탁 경영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이 네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된다면 한라산을 위해 지체 없이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한다.

그런 연후에 50여년이 지나고 나면 한라산은 다시 설문대 할망이 재 탄생할 정도로 복원돼 있을 것이다.

 만약 행정기관이든, 시민사회단체든, 여기에 반대, 현 상태대로 방치한다면 불가불 한라산은 계속 황폐의 길로 치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놓고 어디 한번 유네스코에 문의를 해보자. 아마도 대 환영일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