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하위공직 직함, 이대로 둘 것인가?
[나의 생각] 하위공직 직함, 이대로 둘 것인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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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4급(서기관) 이상 고위직만 하더라도 82명이나 증가하였다. 과거에는 5급(사무관)만 달더라도 신문 광고에 동네잔치를 벌었으나 지금은 무려 352명에 달하여 발에 걸리는 게 사무관이라고 회자되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직위 하나씩을 꿰찬 고위직과는 달리 하위직들은 그 흔한 직함 하나 없는 설음은 여전하다.

하위직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6급 이하를 가리킨다. 6급은 주사(主事), 8급은 서기(書記)로 불리며, 그 아래직급에는 ‘돕다’는 뜻에서 보(補)자가 붙는다. 벼슬 관(官)자가 붙지 아니하여 벼슬아치라고도 볼 수 없는 비애감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아직도 하위직 개념에서만 ‘보’자가 존재하고 있으며 높여 부르려 해도 마땅한 호칭(직함)이 없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하위직의 설음을 가져오고 있다.

공조직은 물론이고 민원인들조차 직위가 있는 공직자들에게는 “김 과장” “김 국장”이라 자연스럽게 부르지만 직위가 없는 6급 이하 공직자들에게는 여전히 “김 주사” “이 주사”다. 그러다보니 6급도 주사, 9급도 주사다. 도대체 민원인 입장에서는 누가 중간 상급자이고 누가 하급자인지 헷갈린다고 하소연하기 일쑤다. 더군다나 5급, 6급 공무원에게 실무직위인 ‘담당’을 붙여주면서 사라진 ‘계장’이란 직위를 아직도 스스럼없이 사용하고 있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계속하여온 민간기업체에서는 일찍이 직급제를 폐지하거나 호칭문화를 정착시켜 직원 사기앙양을 제고해 나가는 한편 생산성 향상과 조직융화를 동시에 꾀하여 왔다.

직위가 없는 하위직공직자들의 호칭 또는 대외직함 문제는 조직문화와 연관되어 업무생산성을 좌우한다는 분석에 따라 정부와 여러 지방자치단체는 하위직 대외직함 문제를 서둘러 시행하여 왔다.

6급(주사)공무원을 서울, 대구는 주임, 인천, 울산, 강원도는 차관, 충남, 전남은 차장, 목포시는 책임관, 광주 광산시는 주무관이라 부르고 있다. 7급(주사보)의 경우 서울, 대구는 주임 혹은 선생, 충남은 주임, 목포시는 실무관이라 부르고 있다. 제주지역만 9급부터 6급까지 통틀어 전근대적인 ‘주사’라는 호칭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이제 뒤늦게나마 하위직 직함문제를 심도 있게 고민하고 하루빨리 개선하여 상·하위직간 위화감 조성을 떨쳐냄으로써 역동적인 공직문화의 새 바람을 불어넣어야 할 때라고 본다.

강  문  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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