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공포 재연 해외여행 위축…도내 관광은 특수 기대
도, 종돈수입 자제 요청…"돼지고기 안심하고 먹어도 돼"
국내에서도 돼지 인플루엔자(SI) 인체감염증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 50대 여성이 '추정 환자'로 판명된 가운데 돼지 인플루엔자 공포가 제주지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 종돈수입 자제 요청…"돼지고기 안심하고 먹어도 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둔 제주공항이 검역에 비상이 결렸고, 양돈업계는 돼지고기 소비가 줄 까봐 전전긍긍하고, 항공.여행업계는 해외 여행 수요가 더 위축될 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반면, 도내 인바운드(외국인 또는 내국인의 제주 여행) 여행 업계는 예전의 '사스' 공포 때처럼 해외여행 수요가 제주로 유턴할 것이란 기대 심리로 내심 특수를 예상하고 있다.
28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입국장.
공항 검역관들이 중국인 관광객들을 발열검사 모니터로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몸에 열이 있는 입국자가 검사대를 통과하면 모니터에 붉은 색으로 나타난다.
체온을 측정해서 38℃ 이상인 경우는 간이 진단검사를 하고, 거기서 양성이 나오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발열검사만으로는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환자를 제대로 걸러낼 수 없다는 게 검역 당국의 고민이다.
감염이 됐더라도 잠복기에는 열이 거의 안 나는 데다가 열이 있다고 해서 전부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자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돼지 인플루엔자 파문으로 여행.항공업계에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외 여행을 전담하거나 국제선을 취항하는 여행사와 항공사들은 5월 초 '황금연휴'에 예약 취소 사례가 속출하지 않을 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 인플루엔자는 현재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으로 번진 것으로 확인됐으며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과 이스라엘, 뉴질랜드 등에서도 의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6일 멕시코 시티와 산 루이스 포토시 등 멕시코 내 발병지역 세 곳을 '여행자제지역'으로 상향조정했으며 이에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 돼지 인플루엔자가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물론 이번 황금연휴 기간동안 여행객들이 몰리는 곳은 주로 동남아 쪽이다.
하지만 돼지 인플루엔자가 코, 입 등 호흡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광지역을 피하기 위해 예약 취소 등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변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직접적인 예약취소 문의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반면, 5월 초 황금연휴 기간에 최대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도내 관광업계는 관광 성수기를 맞아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제주도로 유턴하려는 내국인 관광객이나 일본, 중화권 여행객들이 늘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도내 최대 산업의 하나인 양돈업계와 삼겹살 등 돼지고기 판매 음식점들은 혹시나 소비가 줄 까봐 걱정하고 있다.
한편 제주도는 돼지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지역에서의 종돈 수입을 자제하도록 관련 업계에 요청했다.
또 양돈농장 소독을 주 3회에서 매일 소독하는 것으로 특별강화하고 특히, 항만을 통한 돼지 밀반입이 없도록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양돈장 근무자들이 농장에서 작업을 할 때 마스크 착용과 작업 이후 손 씻기 등 철저한 개인위생을 당부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돼지인플루엔자 병원체는 71℃ 이상에서 열처리 하면 쉽게 사멸되며 돼지고기를 먹었다가 감염된 사례는 없다"며 "막연한 두려움으로 돼지고기 소비를 기피하지 말아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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