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주도선거구 획정위원회는 도의회 의원의 정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대다수 도민들의 뜻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요즘 도의회 의원 정원 문제가 재검토되고 있다니 하는 얘기다.
현재의 도의회 의원정수 41명은 종전 도내 4개 시-군 기초자치단체가 제주특별자치도로 통합되면서 없어진 기초의회 의원의 역할까지를 감안, 대폭 증원시킨 데 따른 인원이다.
그러다보니 도의원 수가 시-군통합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원돼버렸다.
제주도 인구에 비해 이만저만 팽창된 의원 정수가 아닐 수 없다. 설사 폐지된 기초의회 의원의 역할까지를 계산에 넣더라도 말이다.
사실 제주도의회 의원정수 41명은 제주특별자치도로의 시-군 통합 당시 새로운 도의회 의원정수를 책정할 때부터 말들이 많았었다.
당시 도민들 사이에서는 기초의회가 없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도의회 의원의 정수는 적게는 25명, 많아도 35명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람직하지 않는 정치적 고려에 의해 도의원 정수가 배 이상 불어나는 엉뚱한 일이 벌어지고 만 것이다.
2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제주도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최근 회의를 갖고 도의원 정수의 축소 혹은 현행 유지라는 두 가지 안을 놓고 위원들이 무기명투표를 실시했던 모양이다.
이는 아마도 도의회 내부에서까지 쟁점으로 떠올랐던 의원 정수 축소문제를 묻기 위한 한 가지 방편으로 보여 진다.
전체위원 11명 중 10명이 출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투표 결과 6명은 현행 유지, 4명은 정원 축소를 찬성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것이 선거구 획정위원회의 속셈이라면 그동안 도민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결국 도의회 정수는 현행대로 갈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그런데 희한 한 것은 획정위원회가 의원 정수와 관련, 수렴해야할 도민들의 뜻은 외면한 채 물어보나마나한 정당-도의회-제주도 등에만 의견을 서면으로 물었다니 웃기는 일이다.
생각해 보자. 도의원 한자리라도 더 있어야 좋다고 생각하는 게 정당이요 의회인데 거기에서 의원 수를 줄여야한다는 대다수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또 제주도는 어떤가. 만약 의원수를 줄이라고 했다가 의회로부터 눈총을 받을 텐데 어떻게 진심을 말할 것인가.
정당과 도의회는 현행 유지를, 제주도는 답변 유보를 택했다는 것은 묻기 전에 뻔히 알 수 있는 사안이다.
3
우리는 그나마 도의회 강창식의원이 참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강창식 의원은 도의회 의원수를 줄여야 한다는 소신 발언을 한 사람이다.
그는 41명의 정수를 29명으로 줄여도 의정활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강 의원은 “도의원이 유급제로 바뀌었으므로 겸업을 하지 않아도 자료수집 등 연구활동을 할 여건이 충분하다.
의원수를 줄여 업무가 많아져야 의원의 위상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강의원의 뜻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지지를 보낸다.
솔직히 말해 지금 의원 수 41명시대의 의회와 과거 20명 미만 시대의 의회를 비교해서 나아진 게 뭐가 있는지 의회 스스로 자문해 봐야 한다. 도리어 세금 소모만 늘어나고 있다.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의회 정수와 관련, 의견 수렴을 새로 해야 한다.
불필요한 정당-의회-행정기관의 의견이 아니라 도민의 뜻을 물어야 한다. 그래서 그에 따라 의원정수 문제를 새로 다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