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촛불 1주년, 보수진영의 평가는?
[세평시평] 촛불 1주년, 보수진영의 평가는?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4.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反한국 정서·후유증·민주주의 위기' 폄하

2008 촛불집회 1주년이 다가온다. 촛불집회의 성격에 대해 한 마디로 규정짓기는 어렵다.

또 지난해 촛불정국이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평가하기엔 이르기도 하다.

촛불은 그 뒤 미디어법 개정 반대 촛불로 이어지고 용산 철거민 참사 촛불로 이어지며 계속 타오르고 있는 중이다. 촛불의 반대편에서는 촛불 1년을 어찌 맞고 있을까?

22일 촛불집회 1주년을 맞아 보수단체인 사단법인 '시대정신'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의 주제는 “광우병 파동의 재조명 토론회 - 거짓과 광기의 100일".

"내가 타는 차가 바로 보수터치야"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의 인사말. “국민 정서의 깊은 곳에는 지역감정, 종북주의 및 참여민주주의 등 반(反) 대한민국 정서가 도사리고 있다.

한미쇠고기 협상의 불완전성과 대선 패배에 따른 야당 지지자들의 공허함과 서운함 등이 이념 갈등과 뒤섞여 광우병 사태를 만들었다.” (지역감정은 알겠고 종북주의는 레드컴플렉스의 반대개념인 좌파주의인가? 아니면 좌경용공? 참여민주주의가 '반 대한민국 정서'라는 것은 무슨 뜻인지? 아마 시민사회단체들이 대거 촛불집회에 나선 걸 두고 시민의 정치적 이슈 파이팅이 정권과 정국을 흔드는 잘못된 행위라는 점에서 반 대한민국 정서로 분류한 듯)안병직 이사장은 경제학을 전공한 서울대 명예교수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이사장과 시대정신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재교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말. “촛불집회는 여중생들이 피디수첩을 보고 동방신기가 광우병 쇠고기 먹고 죽으면 어떡하느냐며 거리에 뛰쳐나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아니라도 방아쇠 역할은 했다.

촛불의 영향으로 민주당은 국회에서 여당의 법안통과를 저지할 수 있었고 용산 참사를 촛불로 재점화하려는 후유증이 남아 있다.” (용산 참사로 촛불이 다시 타올랐다는 건 인식을 함께 하는데 이걸 촛불에 대한 의지와 결의라고 보는 시각에 반해 2008년 4월 촛불집회의 후유증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촛불에 대한 법원의 온정주의도 문제이다. 지난달까지 촛불시위와 관련된 구속자 44명 중에 실형 선고받은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

법원이 불법폭력시위에 온정 일변도인 이상 이 사회에서 불법시위가 사라지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87년 항쟁은 정권을 상대로 한 민주화 쟁취 투쟁이었지만 2008년 촛불시위는 민주화된 정권을 상대로 정책적 요구를 하는 시위에 불과했다.”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자유주의연대 사무총장, 시대정신 편집위원 역임)의 말. “촛불시위는 자연발생적이었는데 광우병 대책회의가 여기에 엔진을 장착했고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라는 슬로건을 내거는 바람에 정부가 추가협상까지 하고도 시위에 제동을 못 걸었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자연발생 집회를 정치적 집단의 힘으로 바꿔버렸다는 평가.

그렇게 정치적 힘을 갖기까지 이른 것도 자연발생적이라고 보는 분들도 계실 듯.) “광우병 대책회의는 쇠고기보다 다른 문제에 더 관심이 있었다.

한미 FTA 반대와 반MB 시위 활성화가 목적이었다. 정치적,정파적 이익에 더 큰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시위를 이끌었다.” 

홍성기 아주대 대우교수(독일에서 비교철학을 공부했고 통일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자). “대중들이 잘못된 정보에 기반한 선동에 현혹됐다는 점에서 촛불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 왔다.

특히 대중에게 사실을 전해야 할 기자들이 비판적 사고를 하기는커녕 일종의 ‘지적인 대량살상무기’로 변신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결코 생각만큼 튼튼한 기반위에 서있지 않다는 사실을 촛불 시위 자체의 광기로 보여 주었다.

민주주의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 온 것이 촛불이었다.”

토론회의 성격상 촛불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발언은 없었지만 보수 진영이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은 나왔다.

동아일보 허문명 기자. “보수세력의 대중 소통능력이 부족하지 않았는지, 변화된 세상에 둔감하거나 오만하지 않았는지 등등의 숙제를 남겼다.

몇몇 철없는 학생들의 모임에서 100만명이 참여하는 시위로 번진 것은 이념갈등 이전에 무능력한 행정력에 책임이 있다.

정부의 쇠고기 협상에 납득 안가는 점이 많았다.

그리고 광우병과 관련해 과학적 문제를 대중에게 쉬운 언어로 설득할 사람이 부족했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마녀사냥 당하지 않을까라는 불안감도 팽배했다.

촛불을 계기로 보수이념을 전파할 사람들은 문화전쟁을 해야 한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박사, '지식인의 실천 - 극단의 시대에 중심잡기'라는 저서에서 알 수 있듯이 중도를 표방하고 있는 인물)는 “오늘 촛불집회를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일면만을 부각시키는데 이러면 또 다른 왜곡이 나오게 된다.

지역과 계층을 초월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수정할 것을 요구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촛불시위는 민주화 시대 이후 시민사회 역량이 극대화된 경험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런 변화를 이해하지 못했다.

집권세력의 정치적 감수성이나 상상력이 개발독재 시대에 머물러 있다 보니 시민사회가 국가에 정면으로 대응할 만한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는 걸 인식 못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국민의 0.1%를 위한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분노와 실망이 광범위한 대중 참여를 이끌어 냈고 대운하 포기는 촛불이 거둔 최대의 성과이다.”

변  상  욱
CBS 大記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