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3시30분 쯤 서울 동대문 앞에서 중증 장애인들이 3미터 길이의 사다리와 쇠사슬을 몸에 묶고 ‘장애인 생존권을 보장하라’, ‘현 정부 아래서는 인권이 없다’고 주장하며 도로점거 기습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나선 장애인들은 20분 쯤 후 경찰에 의해 모두 인근 인도로 끌려 나왔다.
장애인들은 경찰에게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러 밖에 나왔는데 장애인이 그렇게 무섭냐?!’고 따지기도 했다.
우리의 눈물은 1년 365일 흐른다
쇠사슬로 몸을 묶는 중증 장애인들의 시위는 2000년대 초반 장애인이 도저히 거리로 나올 수 없는 현실을 고발할 때 시작된 장애인들의 고육지책이다.
이것이 다시 등장한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장애인의 날에 거리로 나선 장애인들도 '이렇게 싸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기에 이렇게 나왔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은 장애인 관련 예산을 OECD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었다.
OECD 평균은 2.5% 이고 OECD 권고는 3% 이다. 현재 우리의 장애인 예산은 0.25 에서 0.27 정도. 아직도 1/10 에 머물고 있는데 이대로 가서야 언제 끌어 올리나.
쇠사슬 사다리 시위, 서울 계동 보건복지부 앞에서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장애인 인권 보장을 위한 노숙 농성, 부산시 장애인들은 관 주도의 장애인의 날 행사를 거부했고, 대구 장애인들은 대구시청 앞에서 20일부터 농성을 시작했다. 광주 지역 장애인들도 광주시청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장애인의 날 다음날인 21읽 국무회의에서 직제개정안을 의결하면서 대한민국 정부 안에 설치돼 있던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증진과>는 폐지됐다.
(관련 업무는 재활지원과로 이전됐음) 장애인권익증진과를 없애면 안된다고 장애인들이 시위농성, 기자회견까지 열었지만 결국 폐지됐다. '과'는 없어지고 이름이 다른 과로 업무가 넘겨지면 과연 제대로 될까? 조직생활 해보신 분이면 다 아실 일. 울산의 한 장애인의 글이 인터넷에 올랐는데 그 한 구절이다.
“대통령께서는 1년 중 장애인의 날 하루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리지만 우리는 1년 365일 항상 울고 있음을 생각하며 정책을 추진해 주십시오.”
미네르바가 울리고 삼겹살이 울리고… 재정장관은 힘들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삼겹살 가격을 몰라 혼쭐이 났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삼겹살 가격을 물으니 ‘모른다’고 대답했고, 전병헌 의원 왈, “지난번 강만수 장관도 삼겹살 가격을 몰라 곤욕을 치렀는데 후임 장관도 역시 모른다고 그러는가. 강 장관하고 윤 장관은 상황이 다르지 않냐”고 묵직하게 꾸짖었다.
전병헌 의원 지적대로 상황이 다르다. 며칠 전부터 삼겹살이 금겹살됐다고 언론들이 대서특필했고 삼겹살 한 근이 만원 넘었다고 신문사설까지 나왔는데 모른다면 너무하다.
하다 못해 '정확히 몰라도 많이 올라 걱정입니다' 이 정도 대답은 해야할 것 아니겠나.
보좌하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지난 번 모시던 장관이 삼겹살 값 때문에 그리 혼쭐이 났으면 설마 같은 문제 한 번 더 내랴 싶더라도 준비를 해 줘야지 모시는 장관 물 먹이려고 작정을 한 건 지… 삼겹살, 자장면, 소주, 이미용료, 목욕탕, 시내버스, 지하철 등 서민들의 기본적인 생활 요금 10여 가지만 숙지하면 된다. 한 달에 한 번은 장관에게 보고해 주길 바람.
삼겹살 값모르는 장관들, 안 먹어 봤나?
장관들은 스케줄이 꽉 차있고 빠듯하다. 웬만하면 밖에서 점심, 저녁 식사약속이 잡혀 있거나 회의하면서 식사할 것이다. 정부청사에 있으면 간부 식당서 주어진 메뉴 먹는 것이다.
밖에서의 식사라는게 호텔 양식당, 중국식당, 일식당, 한식당에서 먹는 경우가 많고 서민처럼 고기집에서 허리띠 풀고 소주 곁들여 맘 편히 삼겹살 구울 기회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러니 모르는 것이고 그러니 옆에서 보좌를 잘 해야지…
지역 물가관리위원회 위원 맡아 회의 들어가보면 지역 물가인상률이 얼마고 생필품 가격들이 얼마고 그래서 물가 대책은 이렇게 세웠다고 하는데 그 수치가 엉망이다.
서민들 접하는 가격보다 오히려 싼 변두리 가격들로 계산해 물가 인상 얼마 안 된 것처럼 낮춰 잡고 그러니 물가대책이 제대로 나오겠나.
변 상 욱
CBS 大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