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의원 주눅, 로비 때문 이었나
[사설] 도의원 주눅, 로비 때문 이었나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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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의회는 도정을 감시하고 비판ㆍ견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도정의 잘하고 잘못한 점을 가려내 행정의 독선과 독주를 막고 도민들의 여론을 수렴하여 도정 발전에 반영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도의원이다.

 이런 기능과 역할을 감당하려면 그만큼 도정전반에 대해 꿰뚫어야 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열심한  공부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도의원들을 보는 도민의 시각은 그리 고운편이 아니다.

도정감시와 견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여겨져서다.

 사실 그동안 도민들은 도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보며 실망하고 부끄러움을 느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도정현안에 대한 실체적 접근과 도정발전에 대한 대안 제시보다는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큰 소리 치기 일쑤고 군림하려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의원들의 도정질의가 형식적이고 통과의례 식 무력증에 빠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외부의 비판이 아니다.

도의회 내부에서 나온 ‘자아비판’인 것이다.

 20일 제259회 임시회 폐회식에서 김용하 도의회 의장의 폐회사에 나타난 도의원들의 의정활동상은 그래서 그냥 넘길 일이 아니다.

 이날 김의장은 폐회사에서 “질문과 답변이 통과의례 수준에 불과 했다는 비판이 있었다”고 전제, “이 같은 무력증은 집행부의 로비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사실상 ’집행부의 의회 로비설’을 제기한 것이다.

 도의회 수장인 의장이 공개적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로비설’을 제기한 것은 그냥 해본소리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동안 말로만 떠돌던 ‘집행부의 의회 로비설’을 뒷받침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집행부의 로비 때문에 도의원들이 집행부 감시ㆍ견제 기능을 포기했거나 소홀히 했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도의회 의장이 폐회사에서 언급된 ‘집행부 로비설’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도의회 존재가치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도정의 도덕성에도 상처를 줄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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