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민주당 이종걸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다.
타초경사 완결편 - 드디어 뱀이 튀었다!
조선일보 4월 11일 자 1면 사고
"본사는 조선일보의 특정 임원이 장자연 씨 사건에 관련된 것처럼 공표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이종걸 이정희 의원, 인터넷 매체 서프라이즈 신상철 대표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 대표가 장자연 사건에 관련이 있는 지 없는 지는 확인된 바 없지만 이종걸 의원이 국회에서 언급한 장자연 리스트의 <해당일보>, 그 '해당'에 해당되는 신문사가 '조선' 임을 조선일보가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었다. 타초경사. 풀을 두드려 뱀을 놀라게 하다 시리즈 시즌 1은 여기서 끝. 드디어 뱀을 찾았다.
여의도-삼청동 꽃은 어디피나?
박연차 리스트 수사는 박 회장의 진술이 계속해 언론에 실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반박하는 쪽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는 중. 현재 언론에는 박연차 회장의 진술이라며 여러가지 소식들이 실리고 있으나 뉘앙스를 달리해 전달되었을 가능성은 크다.
박 회장으로서는 검찰 수사를 받는 입장에서 빨리 검찰 손에서 벗어나 법원으로 가자는 계산으로 검찰이 바라는 대로 진술을 맞춰주고 법원 재판에서 뒤집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태광실업에 직접적인 피해가 갈 부분을 대신해 노무현 전 정권에 대한 부분을 이것저것 검찰 입맛대로 털어놓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런데 삼성, 현대, 한화 이런 기업 총수들이 검찰에 불려 다니고 구속돼 수사를 받게 되면 으레 나오는 레퍼토리가 왜 이번에는 등장하지 않는걸까.
'경영을 책임진 CEO의 구속 수사는 기업 경영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국제적인 신뢰도가 추락해 수출에 막대한 차질을 빚는다'
경총이나 전경련에서도 탄원서가 나오지 않고 보수신문들도 늘 비슷한 기사를 내놓더니 이번 박연차 회장만큼은 입을 싹 씻었다. 박연차 회장은 기업인이 아니라 노무현 패밀리로 보는 것인가?
이제부터의 관전포인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어떤 카드로 나오느냐 하는 것이다
"조카사위가 박연차 회장과 투자로 그런 것을 내 어찌 알겠나", "집이(아내가) 나 몰래 한 것을 내 어찌 알겠나, 도덕적 책임은 지는데 법적 책임은 못 진다. 프레임이 다르다", "해명과 방어가 필요할 것 같다. 언론들이 검찰이 흘리는 대로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많이 해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연 정면돌파를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 것인가. 그 카드의 가장 핵심부분은 2007년 대선 자금이 될 공산이 크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맞바꾸지 말고 다 꺼내 놓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연차 리스트 수사의 관계에 대해서도 프레임을 달리해 볼 필요도 있다. 우선 노무현 전 정권 때 벌어진 권력 비리에 대해 날카롭게 파헤치면 상대적으로 취약하던 도덕성에서 역전할 수 있다. 박연차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넘어선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
그런데 현 집권세력 중에서도 비리가 엮여 나오는 것은 어쩔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갖고 있는 기본틀이 이 나라 정치를 부패한 여의도에서 건져 내 현실정치로, 실용주의 정치로 되돌려 놓겠다는 것이다. 부패하고 기업 돈 빼먹고 갈라지고 싸우는 데 대해 수술용 칼을 들 절호의 기회. 이명박 대통령과 아주 가까운 사람들이 몇 끼어들어 갈 수 있지만 그 정도 손해는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부패한 정권, 여의도는 부패 정치의 온상. 여야 가릴 것 없이 여의도 정치권을 한바탕 뒤집고 권력의 중심에 청와대가 확실히 자리잡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당장 지지율 자체가 껑충 뛰면서 국정주도권이 확실히 손아귀에 들어와 이후의 정책추진이 순조로워진다.
흔히 말하는 꽃놀이 패를 쥔 것이다. 꽃은 여의도에 피는데 꽃놀이 패는 삼청동에 가 있는 셈?
변 상 욱
CBS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