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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1일과 2일 이틀 동안 제주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는 제주도 유사 (濟州島 有史) 이래 정치적 국제행사로는 가장 규모가 큰 모임이다.
규모가 큰 것뿐이 아니다. 아시아 10개국 최고위 지도자들이 함께 중문 관광단지 국제컨벤션센터에 모여 서로 공존공영(共存共榮)의 길을 모색하는 다자간 정상회의(多者間 頂上會議)라는 점에서 제주 섬이 있어 온 이래 외교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그리고 역사적으로 가장 뜻 깊은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통틀어서도 이러한 다자간 정상회의는 흔치가 않다. 구태여 그 예를 든다면 2000년과 2005년 서울과 부산에서 열렸던 유럽정상회의(ASEM)와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정도다.
따라서 이번 제주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는 적어도 이들 회의에 버금가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떨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다.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국빈(國賓)들을 정중히 맞이하는 엄숙한 행사임과 동시에 각국의 정상들이 무사히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수 있도록 예의와 친절을 베푸는 데 결코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
특히 섬 안을 질 높은 잔치 분위기로 승화시켜 아세안 정상들과 도민들이 모두 즐거워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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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아세안 정상회의의 중요성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제주도 당국 등 관계기관들은 그동안 관련 준비들을 철저히 해 왔다.
이미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기획단’-‘범도민 지원위원회’-‘유관기관 협의체’ 등 시스템을 가동 시킨 지 오래 됐고, 최근에는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공식 홈피도 개설했다.
도내 기관-단체-음식점 등을 통한 친절-예의-위생 교육도 상당한 효과를 거두는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소방 당국은 테러 등 각종 크고 작은 사건 사고에 대비한 훈련도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대규모 ‘범 도민 손님맞이 친절 청결 실천 결의대회’를 열었는가 하면, 아세안 거리, 환영 꽃길 조성 등 환경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세안 포럼’-‘아태 문화관광 창의포럼’을 포함한 제주 전통문화 축제, 창작오페라 백록담 공연, 아세안과 함께하는 열린 음악회 계획 등은 모두 고품질의 축제 분위기를 위한 것이다.
회의장 정비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10일에는 제주시 노형동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등 도내 22개소에서 일제히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국기가 게양됨으로써 다자간 정상회의의 분위기가 바야흐로 무르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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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모든 준비과정에서 한 치의 오차나 작으마한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점이다.
하찮은 실수나 오차가 예상치 못한 큰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50일밖에 안 남았다.
지금까지 힘써 온 대소간(大小間)의 모든 준비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한지를 총 점검하기 시작해야 할 때이다.
크게는 만약을 대비한 테러 대응책에서부터 중소형 사건 사고 예방에 이르기까지 완벽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숙박시설의 위생 청결 문제도 크게 신경써야할 부분 중의 하나다.
이 뿐이 아니다. 도민들이 사소하게 생각하기 쉬운 친절과 예의문제도 생각보다 중요하다.
심지어 도민들의 표정까지도 제주도를 세계에 알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고차원의 국제적 문화잔치로 성공하기를 기대 한다.
사족(蛇足)일 런지 모르지만 우리는 소요사건 때문에 중단된 태국의 ‘아세안+3 정상회의’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번 행사가 성공을 거두면 ‘ASEM’ ‘APEC' 등의 제주 개최도 머지않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