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정책 비판, 민족의식 계몽
제주보훈지청은 4월의 독립운동가로 일제의 식민지정책을 비판하고 민족의식 계몽에 힘쓴 강시검(姜時儉, 1924.4.16~ 1982.7.10) 지사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 강 지사는 1942년 7월 일본 오사카 흥국상업학교 야간학생으로 재학 중, 히틀러의 '나의 투쟁'을 숙독하고 자신도 한민족을 위한 독립투사가 될 것을 맹세했다.
같은 해 9월 학우인 이영문(李永文)·강권우(康權佑) 등을 동지로 규합하고 이들과 함께 급우들에게 "인도의 독립운동이 학생들 손으로 이뤄지듯 조선독립운동의 중심은 우리 학생들 손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설파하는 등 민족의식 고취 활동을 전개했다.
같은 해 12월 "우리들은 진정한 반도인이며 개개인이 아닌 대국적인 견지에서 근로계급"이라며 "그럼에도 한반도는 강권에 의해 자유를 속박당하고 우리 민족은 더욱이 침략세력의 채찍질에 고통을 받는 피압박 형제들이다. (중략) 학교의 교육방침은 대개 간단 명확히 말해 본다면 훌륭한 일본인이며 천황에게 총성하고 황운(皇運)을 받들어 모실 수 있다고 하는 것이 그 총의다. 우리들에게 반도를 위해 어떻게 하라는 문구는 하나도 없다"고 역설했다.
강 지사는 또 "우리들은 말하자면 일본을 위해 일본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지 반도를 위한 조선적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 (중략) 우리들은 국어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주권의 유지도 어렵다. 주권이 없는 민족의 고유 풍속, 언어의 구제사업은 희망이 없다"라는 원고를 작성해 친우들에게 전달했다.
이후 졸업기념 간담회에서 이를 낭독해 일제의 식민지정책을 비판하고 민족의식을 계몽하려다 발각돼 같은 해 12월 27일 일본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지난 1995년에 대통령표창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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