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를 시작으로 새 봄소식을 전하고 있는 요즘, 짙은 주황색 등껍질에 까만점이 박혀있는 무당벌레를 만났다. 화사한 봄꽃만큼이나 반가운 녀석이다.
벌레 중에서 무당벌레 만큼 친숙한 벌레도 없을 것이다.
일곱 개의 까만점을 가진 칠성무당벌레, 알록달록 남생이무당벌레는 어릴적 그림책에서부터 수많은 모형으로 우리 생활 속에서 자리잡고 있다.
아마도 눈에 확띠는 개성 강한 경계색이 오히려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것 같다.
이 무당벌레가 친환경농업에 큰 공헌을 하는 일등공신이다.
무당벌레는 약 4,500여종이나 되는데 그 개개인의 자랑을 늘어놓자면 끝이없어 칠성무당벌레 위주로 소개 한다.
녀석은 겨울잠을 잔 뒤 봄에 나타나 활동 하다 여름잠을 잔 후 다시 활동하는 한살이 벌레이다.
산란수는 400~1,000개 정도이고, 알부터 성충까지는 약 3주, 성충수명은 2~3개월 정도이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이유는 녀석의 포식활동이다.
애벌레부터 포식활동을 하는데 1일 10~200마리의 진딧물, 깍지벌레 등을 먹고 산다.
식물체의 즙을 빨아먹거나 잎을 갉아먹는 해충을 주식으로 살아간다.
물론 농업에 이용되는 다른 천적들도 많이 있지만 무당벌레의 식욕은 가히 매머드급이라할 수 있다.
이제 감귤 봄순이 올라오면 진딧물이 극성을 부릴 것이다.
이때 무분별한 살충제 살포가 아니라면 어김없이 무당벌레도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일부 농가에서는 무당벌레 유충을 해충으로 오인하고 살충제를 뿌리는 경우가 왕왕있다.
이 녀석의 유충 모습은 난폭한 포식자의 모습 그대로이므로 성충과는 사뭇 다른 모습에 오히려 해충으로 오해하게된다.
무당벌레는 사실 오래전부터 천적으로 인정받았다.
19세기 미국에서는 깍지벌레를 없애기 위해 배달리아무당벌레를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수입하기도 하였고, 중세농민들은 칠성무당벌레를 성모마리아의 딱정벌레라고 부르며 칭송했다고 한다.
우리 이웃에서도 친환경실천 농가에서는 자연상태의 무당벌레를 유인하여 활용하기도 하고, 천적판매업체를 통해 무당벌레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친환경농업시범도를 지키는 농업인으로서 무당벌레의 존재를 인정하고 활용해야 할 것이다.
살충제 살포를 줄여 다양한 생물상 구성을 통하여 자연상태의 녀석들을 지켜주면서 해충과 천적들이 공존할 수 있는 친환경농업이 실천되기를 희망한다.
친환경농업이라함은 결국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포함한 농업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든 생명체의 삶의 질 향상인 것이다.
이제, 봄꽃이 피는 들판에서 그녀석을 만나면 한번쯤 뒤돌아 봐 주기를 바란다.
고 희 열
동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