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고객만족 행정
[세평시평] 고객만족 행정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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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顧客)은 단골손님이다. 물건을 늘 사러오는 손님이나, 항상 정해놓고 거래를 하는 사람을 이른다.

 예를 들면 점포나 식당 등 특정업소에 자주 드나드는 동안 주객(主客)간에 친분이 두터워짐으로써 여타 손님과는 다른, 특별한 사이로 관계가 좋아진 경우이다.

 그래서 ‘고객만족’이라는 용어는 기업 편에서 먼저 나왔다.

경영학에서는 고객만족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전제아래, 고객중심경영을 크게 강조한다.

‘고객중심경영’이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요구를 기본적으로 충족시켜줌은 물론이고, 고객이 기대하거나 예상할 수 없는 가치까지도 공여(供與)함으로써 계속하여 재구매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일종의 경영전략을 의미한다.

 품질에 관계없이 소비자가 소용되는 상품을 쫓아다니던 시절은 옛날이 되고 말았다.

기업이 자신의 상품을 들고 고객을 찾아 뛰어야 하는 시대로 변한지도 이미 오래 되었다.

오히려 지금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수준을 넘어 그들을 기쁘게, 즐겁게, 그리고 감탄하게 해주어야 하는 시기이다.

 다시 말해서  ‘고객지상주의’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오죽해야 고객은 “왕” 또는 “신”으로까지 표현하겠는가. 여기에서 ‘고객감동’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한다.

고객만족보다 한 차원 높은 고객지향경영을 통하여 고객을 깜짝 놀라게, 그야말로 감동케 하기위하여 최선을 다해야한다는 뜻이다.

 고객을 감동시키려면 질 좋고 값싼 제품을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간에 공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더하여 고객과 손잡고 헌신하며 지속적인 존경을 표하여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노릇이다. 인간의 속성은 너무도 다양하고 변화무쌍하기 까닭이다.

 마치 “새가 날아다니는 것만큼이나 변덕스럽다”는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그러나 해야만 한다.

언제든 고객위주의 사고(思考)를 하고, 고객을 보살피며, 고객의 작은 목소리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인간중시의 경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경영이 힘을 얻고 기업이 흥하게 된다.

 이러한 경영이론을 행정에 접목한 것이 행정의 경영화이다.

특히 지방자치의 부활과 본격적인 시행으로 ‘지방행정의 경영화’는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과제가 되었다.

 ‘주식회사 제주’라는 구호가 그 본보기이다. ‘경영화’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어들이는 경제원리를 말한다.

그러므로 지방행정의 경영화는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산하 공무원들이 사장·사원이 되어, 효율적인 경영과 적절한 예산의 운용으로 가장 큰 성과를 산출해내는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주민’은 경영 쪽에서 도입한 ‘고객’이 되는 것이다. 다만 주민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단골손님에 그치지 않는다.

운영(행정)에 참여하고 출자(납세)할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는 ‘손님이면서도 주인’인 양면적 성격의 당당한 주체이다.

때문에 행정은 주민을 단순 고객으로만 여겨서는 아니 된다.

주민을 ‘참 주인’으로 섬겨야만 만족과 감동을 동시에 줄 수 있다.

아울러 고객도 고객다워야 함은 재언의 여지가 없다.

 제주도 당국이 올해 ‘고객만족 행정’을 집중 추진한다고 밝혔다.

고품질의 민원봉사와 친절도(度)향상 등으로 주민에게 다가가는 행정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친절이니, 고객만족이니 하는 말이 비단 어제오늘에만 있어온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어쨌든 반가운 현상이다.

 그렇지만 만족도 만족 나름 아니겠는가.

주민의 편의와 접근하기 쉬운 분위기를 우선 조성하고, 신속·정확성과 공정성·쾌적성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준비와 자세가 정립되어야 한다.

주민이 무엇을 바라고 있는가를 조사하고 측정하여야 한다.

한마디 더 한다면 “내부고객만족 즉, 공무원들부터 만족감을 지녀야만 진정한 주민고객만족을 이룰 수 있음”을 고위층은 분명히 알아야 할 터이다.

溪 山  이  용 길
전 제주산업정보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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