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지 소값의 급락에다 사료값마저 크게 올라 도내 900여 한우농가들은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특히 쇠고기 소비자값이 산지 소값에 연동해 떨어지지 않고 있는 점에 한우농가들은 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22일 제주농협에 따르면 서울공판자장에서의 한우 경매가격은 500kg 기준 370만원으로 지난해 연말의 450만원보다 약 4개월 사이에 18%나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연말 미국에서 광우병이 최종 확인되고, 국내에서도 최근 소 부루세라병이 발생, 쇠고기 수요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쇠고기 소비자값은 요지부동이다. 이미트-제주점 등 도내 유통매장에 알아본 결과, 특수부위를 제외하고 양지 및 사태 등의 쇠고기 가격 변동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서 100g 기준 쇠고기 사태 및 등심 가격은 각각 4500원, 6600원으로 지난 연말과 똑같다. 양지(100g 기준) 가격은 5천원으로 연말에 비해 50원(1%) 떨어졌을 뿐이다. 이같은 상황은 농협 하마로클럽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산지 소값은 크게 떨어졌음에도 쇠고기 소비자값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아 한우농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산지 소값 하락분이 소비자값에 신속히 반영되지 않아 소비촉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 사료값이 크게 인상돼 농가의 경영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터라 한우농가의 불만은 더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료값은 올 들어 두 차례 인상됐는데 농협사료의 경우 지난 1월 7일 8.7%, 3월 19일 8.8% 등 17.5% 인상됐다.
한 한우농가는 “사료값이 크게 오른 반면 소값은 크게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소비자값은 4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그 차액이 어디로 가는지 따자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