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기업들의 투자 비중이 건물과 구축물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비스업에 경도된 산업구조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각종 지역개발 사업에 편승해 자산가격 상승을 기대한 기업의 비본연적 이익추구 행태에도 일부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산의 활용도 및 생산성 저하와 기업의 환경 변화 대응력을 저하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6일 발표한 '제주기업의 유형자산 편중현상과 개선방안'보고서를 통해 제주기업의 자산구성 현황을 살펴보고 그에 따른 문제점 및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살펴본다.
▲도내 기업 투자비중 건설분야 편중 심각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도내 기업들의 투자비중(1995년~2006년)은 건설투자(비거주용 건물 및 구축물) 비중은 18.9%에 이르는 반면 설비투자 비중은 7.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설비투자 중 운수장비를 제외한 기계류에 대한 투자비중은 4% 내외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처럼 지역내 투자가 장기간 동안 비주거용 건축물에 편중되면서 주요 산업의 유형자산 보유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생산성 저하 및 투자의 성장잠재력 확충 미흡
이 같은 유형자산 보유비중 편중은 자산의 활용도 및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한은 제주본부는 설명했다.
실제 도내 기업들의 유형자산 회전율은 전국 평균수준에 크게 뒤처지고 있는가 하면 도소매업, 사업서비스업 및 오락문화운동산업(이하 소비형 서비스업)의 경우 유형자산 중에서도 특히 건물과 구축물의 활용 효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투자가 소비형 서비스업에 편중되면서 생산설비 투자로서의 경제적 의의가 퇴색되고 있다고 한은 제주본부는 지적했다.
이는 소비형 서비스업인 경우 기술축적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과는 직접적 연관성이 적은가 하면 재고조정을 통해 일시적 초과생산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제조업 등과는 달리 산업의 생산 및 고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환경변화 대응력 저하 초래
이와 함께 건물·구축물 등의 유형자산은 수요변화 등 향후 기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다른 용도로 전용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거나 전용 자체가 불가능해 기업의 환경변화 대응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수요패턴 변화가 심한 업종은 건축물 등에 대한 투자에 있어 중장기 수요변화 추이를 충분히 감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근의 제주지역 관광객 증가율과 숙박시설 이용률 추이 등에 비추어 볼 때 수용능력이 부족할 정도로 관광 수요가 확대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도내 관광호텔 이용률을 보더라도 2005년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2000년대 이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이처럼 관광 수요가 불충분한 상태에서의 접객시설 등 건축·구축물에 대한 공격적 투자는 시설 과잉 또는 업체간 과당경쟁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부채로 유형자산 취득으로 손실 위험
여기에다 도내 기업인 경우 유형자산을 취득하기 위해 자기자본이나 장기부채를 이용하는 재무구조를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단기부채 를 이용하는 재무구조를 갖고 있어 단기부채의 만기연장이 중단될 경우 손실을 감수하면서 유형자산을 처분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업 자산 고정화 관련 비율을 살펴보면 오락문화운동은 자본잠식이 이뤄진 상태이며, 숙박업은 비유동비율이 370.1%로 전국 평균 152%에 비해 훨씬 높은 실정이다. 또 사업서비스업은 99.8%로 전국 평균보다 27.2%포인트 높다.
▲편향된 산업구조 조정 및 R&D 지원 필요
이에대한 개선방안으로 한은 제주본부는 "지자체는 건물·구축물 투자에 대한 집중적 자금지원에 따른 부작용 등을 최소화 할 쉬 있도록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소비형 서비스업에 편향된 산업구조를 보정하고 서비스업 R&D를 지원함으로써 투자 다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기업체는 자본이득을 지나치게 추구하거나 기대하기 보다는 본연의 생산적 경영활동에 주력하고 금융기관은 건설·부동산 관련 부문에 대한 체계적 신용위험 관리와 함께 관련 투자에 대한 여신 취급시 제2심사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