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우리는 한나라당 '꽃돌이 H4'에요
[세평시평] 우리는 한나라당 '꽃돌이 H4'에요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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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1년'과 관련된 언론 보도 가운데 최고 히트작은 역시나 조선일보에서 나왔다. 조선일보 2월 24일 자 신문의 <개국공신 20명에게 MB 1년을 물었더니…>가 당연 장원감(물으나 마나 한 사람들에게만 물어본 후 대서특필), 차상은 중앙일보 2월 24일 자 신문의 <개국공신 70인 1년 새 어떻게 변했나>가 꼽힐 만하다.

개국에 공이 큰 사람임에도 조선일보 개국공신 20인에 못 들어갔는데 중앙일보 개국공신 70인에도 못 들어갔으면 빨리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해야 할 판이다. 순위확정 되어 등기소로 넘어가면 다시 오르기 어려워라.

꽃남 F4-꽃돌이 H4

한나라당이 막장 드라마의 하나로 꼽히는 <꽃보다 남자>의 F4를 패러디해 <꽃보다 경제- H4>를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최근 신설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남성 의원 넷, 여성 의원 하나로 구성된 <꽃보다 경제 H4>를 홍보하며 은근히 장안의 화제가 되기를 기대하는 눈치.

<꽃보다 남자>의 F4 중 재벌그룹 후계자로 인기절정인 넘버 1 구준표 역은 역시 재벌인 정몽준 의원에게 낙점됐다. 명찰이 '구몽표'로 되어 있다. 넘버 2 지후 역에는 허태열 의원, 명찰에는 '허지후', 남자 3번 4번은 생략한다.(드라마에서도 나오는 둥 마는 둥 나와도 별 것 없음).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여자 주인공 금잔디 역은 일자리 특위 위원장을 맡은 박순자 의원, 명찰에는 ‘금순디’로 새겨져 있다.

이것이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의원들을 홍보하자는 것인지 웃자는 것인지 깎아내리려는 것인지 조금 뭐한 게 문제인데 흔히 말하는 '욕이야 칭찬이야?'

젊은층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보고 홍보전략 차원에서 그런 모양이지만 하필 패러디를 해도 손발 오그라드는 막장 드라마를 가져다 썼는지….

패러디는 풍자와 해학, 그것을 통한 소통과 카타르시스를 얻으려는 건데 정치적 홍보에 가져다 쓰려니 쉽지 않았을 것. 그래도 H4에 뽑힌 김에 머리 파마나 하시죠, 구몽표 씨!

교육청의 '일제고사 세계테마기행'

EBS 의 인기 세계일주 프로그램 <세계테마기행>을 패러디한 대한민국 지역교육청 장학사들 이야기.

일제고사 부정비리와 학업성취도 오류 파문이 나라를 들썩이고 있는데 전국 13개 시.도 교육청 학력평가 담당 장학사들이 유럽으로 선진국 일제고사 현황을 살피기 위한(?) 테마기행을 다녀온 사실이 CBS의 단독취재로 밝혀졌다.

국민혈세 7천4백만 원을 들여서 비행기를 타고 스페인으로 가서 터키를 찍고 돌아 이집트 사막을 가로지르는 무려 10박 11일 간의 빡센 일정을 교육에 대한 열정 하나로 무사히 소화하셨다는 보고. 주관은 인천시 교육청. 가지 못한 장학사들도 있다. 서울, 경북, 울산 교육청 담당 장학사들은 동참하지 않음.

각 나라의 교육기관과 고등학교 등을 방문해 학력평가 업무를 살피려 했는데 거의 다 일정이 어긋나고 안 풀려 두어 번밖에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관광 일정은 척척 잘 풀리면서 피라미드, 스핑크스 모두 무사히 둘러봤다는 이야기.

세계테마기행이 웬말이냐 하겠지만 통찰력이 뛰어난 것이다.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으로 봐서 일제고사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이번 사태의 책임자들은 징계를 받는다 해도 옷을 벗고 교육계를 떠나는 게 아니고 모두 교장 선생님, 장학사로 다시 일할 것이고, 2007년 미국 테마기행, 2008년 독일프랑스영국 테마기행, 2009년 스페인터키이집트 테마기행….

그리고 내년에도 세계테마기행은 계속될 것인데 무슨 걱정이랴. 일제고사 forever! 교육테마기행 포에버!

변  상  욱
CBS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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