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업에 양배추 강매 논란
사기업에 양배추 강매 논란
  • 임성준
  • 승인 200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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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인허가부서 요구에 마지못해 구입"
공무원은 할당량 채우려 사비 털어
도내 모 투자기업의 한 직원은 최근 제주도청 공무원으로부터 양배추 100망사를 사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 업체는 인허가부서 공무원의 요청에 거절할 수가 없어 구입 의사를 밝혔다.

이 직원은 "마지못해 구입할 수 밖에 없지만 100망사씩이나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도 고민"이라며 "재작년 감귤값이 떨어질 때도 도청 공무원의 요구에 300만원어치를 산 적이 있다"고 말했다.

도와 행정시 공무원들이 양배추 사주기 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개인 구입에 이어 관련 업체에 양배추를 구입하도록 요청하라는 지시와 함께 부서별 개인별로 할당량을 정하고 있어 기업 강매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들도 볼멘소리를 하기는 마찬가지다.

제주시의 한 공무원은 "주변에 부탁하지 못하는 직원들은 개인 주머니를 털어 할당량을 채우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며 "성과상여금 등 봉급의 일부도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서 양배추 구매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관공서로부터 양배추 구입 요청을 받은 한 업체는 "올해도 감귤 사 달라고 할게 뻔하다"며 "당장 눈에 보이는 소비촉진운동보다는 양배추의 경우 새로운 가공식품이나 의약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려는 정책 개발이나 과잉생산을 막을 수 있는 근본대책 마련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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