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만5세 어린이 591명 초등교 진학 미뤄
학부모들 따돌림 우려 '제나의 학교보내기' 선호
만 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조기입학제가 실시된지 9년째에 접어들고 있으나 초등학교 입학을 늦추는 아동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동안 드세게 일었던 조기 교육 열풍이 시들해지는 것이다.
올해 만5세된 자녀의 조기입학을 입학을 미룬 이모씨(38·여·제주시 노형동)는 "학습능력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덜 성장한 것으로 판단되는데다 나이가 어려 학교에 보냈을 경우 따돌림을 받을까 우려됐다"고 조기입학을 미룬 원인을 설명했다.
이씨는 또 "1년을 늦추면 아무래도 또래 애들과 같이 학교에 입학, 학교생활에 적응하기 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임 모씨(44·여·제주시 연동)는 또 "8개월만에 태어난 쌍둥이라 또래 애들보다 성장이 느려 올해 입학시키면 처질 것 같았다"며 "유치원교사들도 아이들을 보고 입학을 미루도록 조언했다"고 말했다.
제주도교육청은 21일 2004학년도 초등학교 입학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입학을 미룬 아동은 591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2000학년도에 입학을 미룬 아동 210명에 비해 2배가 넘는 것 이다. 입학을 미룬 아동들은 2001학년도 278명, 2002학년도 400명, 2003학년도 530명 등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반면 만 5세아 조기입학 아동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지난 1996년부터 만5세아 조기입학제를 시행한 결과 1998년 123명, 1999년 140명, 2000년 148명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지만 2001년의 경우 63명, 2002년 50명, 2003년 42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입학을 미루는 아동들이 늘고 있는 것은 만 6세아 중 3∼5월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성적부진과 또래들과의 부적응을 우려해 입학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조기입학이 시들해진 것도 같은 맥락인 것 같다" "지금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제나이 학교보내기'에 대한 공감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