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역사와 문화, 풍속 등을 알리고 관광안내역을 맡기기 위해 실시하는 ‘외국인 현지 가이드 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도내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와 외국인 유학생을 현지 가이드로 활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거주 외국인 60명을 선발하여 지난달 2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대학평생교육원에 위탁해 교육중이다.
1인당 30만원씩 하는 교육비는 전액 국비 지원이다.
이들은 주 2회씩 제주문화 및 제주인의 정서, 제주지역의 전설, 고유풍속 등에 대한 이론과 현장 체험 학습을 받고 있다.
이들이 수료 후 자국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때 현지 가이드로 나서게 된다.
그런데 이 같은 외국인 현지 가이드 양성 프로그램이 효과 없이 국비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교육효과가 의문이다.
이들이 이수하는 실제 교육기간은 14일 정도다.
주 2회씩 7주정도가 교육기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짧은 기간에 관광가이드로 나설 만큼 제주의 문화 및 도민정서, 전설, 풍습 등을 섭렵하는 것은 무리다.
제주토박이들에게도 체계적 학습 기간으로서는 짧다.
수강자들은 아직도 이 같은 ‘제주적인 것’을 학습하기에도 버거울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 어떻게 외국인들에게 제주를 설명하며 안내 할 수 있을 것인가.
오히려 ‘제주적인 것‘의 왜곡이나 잘못된 정보를 통해 제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를 일이다.
이들 이민자와 유학생들에게 제주문화 등을 알리는 학습이라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들에게 ‘외국인 현지 가이드’란 이름으로 관광안내를 맡긴다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이 과정을 마치더라도 통역가이드 자격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여행사 등에 취업할 수도 없다. 그리고 현업에 종사하는 전문 통역가이드와의 마찰도 우려된다.
이 프로그램은 그러기에 ‘외국인 현지 가이드‘가 아니라 제주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제주문화 학습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