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복구" 당위성 인정하면서도
"영구복구" 당위성 인정하면서도
  • 고창일 기자
  • 승인 2004.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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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역 지정'엔 '절레절레'

국회 행자위의 동부 수해 지역 현장 국정감사가 14일 오전 10시부터 구좌중앙초등학교 앞에서 김태환도지사의 브리핑을 시작으로 평대 비자림로 농경지 침수현장, 세화 매립지 침수현장, 성산읍 신풍리 천미천 호안 및 농경지 유실현장 시찰 순으로 이어졌다.

0…'특별재난 지역 지정' 및 영구 복구비 481억원의 국비 지원을 중점 건의한 제주도는 피해 현장이 대부분 정상모습을 되찾은 점이 감사의원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일담.

이에 제주도는 감사의원들의 이동차량에 수해 당시의 비디오를 상영하는 한편 김지사의 브리핑 현장에는 돌담을 따라 피해 현장 확대 사진을 늘어놓는 등 '현실감 복원'에 진땀.

0…감사 현장에서 국회의원들을 기다리던 고윤하 구좌읍장은 이 지역 출신임을 밝히고 "중산간 초지가 대부분 개간돼버려 큰비에는 물이 그대로 흘러내려 잦은 수해를 빚는 듯하다"면서 "여기에 배수문제를 염두에 두지 않은 도로개설사업도 한 몫 했다"고 나름대로 분석.

동석한 도청의 관계자는 "다른지방의 경우 산사태 등으로 피해 사실이 눈에 확 띠는 경향이 있지만 제주도는 2~3일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다"며 "감사의원들이 피해현장을 심각하게 볼는지 걱정"이라고 토로.

0…'특별재난지역지정'이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주위의 우려에 대해 도의 한 고위간부는 "제주도민은 관. 민 할 것 없이 순진한 구석이 있다"면서 그 이유로 "다른지방의 경우 피해사실을 부풀려 보고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소개.

이 간부는 "나중에 적발돼 망신당하느니 솔직하게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낫다"면서 "도 관점에서도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힘들다는 느낌"이라고 실토.
0…오전 10시 국회의원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자 특별재난지역지정을 위해 애써온 이재현 위원장 등은 일일이 의원들을 영접하며 지역 주민들의 염원을 대신표현.
이어진 현장 브리핑에서 김태환지사는 "지난달 11,12 수해는 이 지역에서 강우량 측정을 시작한 이후 최대였다"고 강조한 뒤 현황을 설명하고 '특별재난지역지정'을 비롯 481억 영구복구비 지원, 지방비 과다부담경감 등을 건의.

0…김지사의 건의에 대한 답변으로 이용희위원장은 "수해가 발생한지 한 달이나 지나서야 찾아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서 "소방방재청에 재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특별재난지역이 아니라도 이에 준 하는 지원이 되도록 하겠다"며 "임기응변이 아닌 영구복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

또한 강창일 의원은 "제주도 역사상 태풍피해는 많았지만 수해는 최근의 일"이라며 "이는 잘못된 도로공사 등으로 비롯된 천재가 아닌 인재"라고 거듭 확인하면서 '제주도가 원하는 규모의 정부 차원 예산 지원 필요성'을 환기.

0…한나라당 박찬숙의원은 김지사에게 "영구적인 배수개선시설에 대한 용역이 피해 현장에 국한된 것인지 아니면 도 전역에 걸친 것인지를 알려달라"고 질의.
이에 김지사는 "이번 수해는 60평생에 처음 본 것"이라며 "기상이변이 진행되면서 도 전역의 배수개선사업에 대한 재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답변.

같은당 권오을의원은 "제주도가 건교부 등에 예산 지원을 요청할 경우 국회에도 같이 의견을 올려달라"며 "그래야 국회에서도 제주도가 원하는 것을 알 것 아니냐"고 훈수.

0…구좌중앙초등학교 앞 현장 감사가 끝나고 차량에 오르기 위해 이동하는 일행 뒤에 있던 청와대 근무 당시 엽기수석으로 이름을 날린 유인태의원은 "강창일 의원이 평소에 잘하란 말이야"라고 외쳐 좌중의 웃음을 유발.

나중에 무슨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접한 유의원은 "그냥 농담일 뿐"이라면서 "제주출신 의원인 만큼 수해 방지를 위해 평소에 힘쓰라는 의미"라고 해명.

0…평대 비자림로 수해현장에 도착한 의원들은 현재현 도 농수축산국장의 현장보고에서 구좌 지역 당근 생산량이 전국 70%를 넘어선다는 설명에 하나같이 놀란 표정.
현 국장의 예산 지원에 대한 건의를 받은 유인태의원은 "지금 자금은 종전 도지사의 481억원 이외의 것이냐"고 질문.

이에 현국장의 "포함된 것"이라는 답변에 유의원은 "현장에 갈 때마다 액수가 늘어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면서 '엽기수석'다운 저력(?)을 과시.
한편 성산읍 신풍리 천미천 호안에 대한 현장 감사를 마친 행자위 소속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 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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