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虎視牛步하세요
[세평시평] 虎視牛步하세요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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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바뀌면서 지인들로부터 문안인사 메시지를 많이 받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새해를 맞이하여 더욱 건강하시고 소망한 일들이 뜻대로 되기를 바란다.’는 통속적인 내용들이었지요. 돈독하게 우정을 쌓아온 한 친구는 좋은 글이라면서 읽어보라고 첨부파일속에 글 보따리를 내장시켜 보내오기도 하였습니다. 

 ‘虎視牛步하셔서 성공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많은 메시지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글이었습니다.

호랑이의 눈처럼 예리하되 소의 걸음처럼 신중함을 함께 갖추면 성공 할 수 있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 말입니다.

 경제난국으로 사회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은 시점에서 미래의 트렌드를 읽는 시각과 이에 따른 상황대처를 너무 서두르지 말고 현명하게 처리해야 됨이 요구되는 때라 더욱 가슴에 와 닿는 내용이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은 긍정적인 사고에 달려있듯이 서로를 보듬는 지혜는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필요하다고봅니다.

 우리의 미래는 지금 이 순간에 결심한 것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 절망 대신 희망을 보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이웃들끼리 서로 격려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은 더없이 신나는 일입니다.

 모두들 어렵다 어렵다하는 세상이지만 어려움을 훈훈한 마음으로 녹일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시쳇말로 훈남(마음이 따뜻한 남자)을 만났습니다. 세워둔 차위에 밤새 소복이 쌓인 눈을 치우려고 접은 우산으로 작업을 시작하는데, 낯선 젊은이가 쓰레받기를 들고 나와 유리창의 눈을 쓸어 내려주며 “이것을 가지고 하세요. 쉽게 할 수 있을 겁니다.”고 말하면서 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점포 앞에 차를 세운 것도 미안한데 이렇게 배려해 주시다니요.”

 “뭘요. 아침 아홉시 이전에 빼주면 되잖습니까.”

 일면식도 없는 젊은이의 배려로 손쉽게 차위의 눈을 치워낸 후, “쓰레받기가 차위의 눈을 치우는 데는 제격이군요. 고맙게 잘 사용했어요.” “아닙니다. 다음에도 필요할 땐 말씀하세요.”

 아침출근길에 만난 젊은이의 배려가 오늘은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내 기분을 한층 업 시켜주었습니다.
 
 ‘인생은 B to D’라고 간단하게 표현했던 한국카네기연구소 최염순 소장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여기서 B는 Birth(태어남)이고, D는 Death(죽음)입니다. 인생은 태어났다가 죽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B와 D사이에는 C라는 글자가 있습니다. C는 Choice(선택)의 약자입니다.

인생은 B에서 D까지 주어진 것이지만 그 과정은 우리가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인생길에서 우리는 선택해야 될 여러 가지 상황을 만나게 됩니다.

의식주 생활에서부터 학교, 직업, 친구, 이성문제 등, 모든 일들이 시작은 선택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잘 선택하였을 때는 인생길이 순탄하고 행복할 수 있으나, 잘못 선택하였을 때는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옳은 선택을 위한 필수사항은 정의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위한일이나 사회를 위한 일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정의감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의감의 잣대로 선택된 결과가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 놓으라’는 식으로 설령 잘못되더라도 실망의 크기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켄트 케이스’는 그래도 정의로움을 실천하라고 역설의 진리에서 늘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바쁘게 허둥대며 살 것인가. 호시우보하며 여유를 가지고 세상을 읽을 것인가도 인생의 선택이 차이입니다.
 혼자 잘살아보겠다며 이기적인 삶을 살 것인가.

 타인을 배려하며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도 선택하기 나름입니다. 잘된 선택은 만족감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게 마련입니다.

 북풍한파처럼 매섭게 느껴지는 오늘의 어려움도 호시우보의 행동철학과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만 가진다면 따뜻한 봄날이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어려움은 나눠가지면 쉽게 풀리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새겨봅니다.

강  선  종
총괄본부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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