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시설 없는 도로
하수시설 없는 도로
  • 제주타임스
  • 승인 200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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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가 우회도로를 만들면서 하수관 시설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리 주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분명 근시안적이다.
앞으로 도시 영역이 확대되면 그 때가서 시설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것은 예산 낭비다. 도로 하나를 개설하더라도 먼 앞날을 내다 봐야 한다.

물론 주변의 난개발을 막아야 나는 제주시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자꾸만 외곽으로 확대되는 도시영역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도로 하나를 개설하더라도 먼 앞날을 내다 봐야 한다는 것과,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다른 하나의 목적을 도외시하는 것은 현대 도시행정이 취할 바가 아니다.

도로를 완벽하게 만들어 놓고, 주변의 난개발을 막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일이 순서다. 주변의 건축행위를 막기 위한 손쉬운 방법이라고 하여 하수관 시설을 하지 않는 것은 너무 행정 편의적이다.

도시에서 사람들이 편하게 살려면 도시를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시는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도시 영역이 꾸준한 확대로 주변 녹지가 사라지고 있다. 비좁은 도로망은 날로 더 해 가는 교통체중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시의 도시사업은 이 같은 어려움과 변화에 대응하려는 적극적인 당위성을 안고 출발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앞을 내다 볼 수 있는 안목이다. 이 안목이 없을 경우 도시사업은 항상 시행착오를 빚게 된다. 도시사업은 한번 시행되고 나면 그 시정이 어렵다는 점에서도 도시의 미래를 예측하는 정확한 안목이 필요하다. 도로 하나를 개설하는 것도 예외가 아니다.
난개발 방지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도로를 완벽하게 만들지 않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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