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관 제주지검장의 특별한 이임 소회 '눈길'
박영관 제주지검장의 특별한 이임 소회 '눈길'
  • 김광호
  • 승인 2009.0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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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압력설에 "검사 소임 다했을 뿐" 여운 남겨
인사 불이익 관련, "모 일보와 악연 때문" 언급
박영관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13일 법무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 25년여 검사생활을 제주에서 마감했다.

박 검사장은 이날 오후 대전지검 차장검사(검사장급)로 좌천 발령되자 바로 사직서를 냈다.

박 검사장은 이날 오전 검사장급 인사가 발표되기 몇 시간 전 몇몇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미리 사직을 결심한 듯, 특히 인사상 불이익을 받아 온 아쉬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기자들이 사퇴 권고를 받고 있다는 모 중앙지 보도가 사실이냐고 묻자, “서울지검 특수1부장 때 조선일보 사장이 구속(탈세 등 혐의)됐는데, 그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인사 발표를 보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곳으로 간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인사 불이익에 따른 사퇴 결심이 서 있음을 시사했다.

조선일보는 13일자 사회면에 ‘“못 나간다” 복병 만난 검찰 물갈이‘ 제목의 기사에서 “박 검사장은 김대중 정권 당시 법무부 검찰 1.2.3과장 등 요직을 독차지하면서 대표적인 ‘정치검사’로 꼽혔다”고 썼다.

이에 대해 박 검사장은 “특수1부장이라는 자리 때문에 그런 수사(조선일보 및 병풍사건)를 맡았던 것”이라며 “검사로서 주어진 소임을 다한 것 뿐인데...”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지난 해 3월 초 전주지검장 이임식에서 “(제주로) 역진하게 돼 직원들에게 미안하다”며 검사장 승진자가 오는 제주지검장 발령에 간접적인 불만을 표출했었다.

박 검사장은 그러나 “제주는 자신의 성격과 가장 맞는 곳”이라며 “이제는 제주에서 살고 싶을 만큼 정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10개월 여 동안 7차례나 올랐던 한라산, 서귀포의 초록빛 나무들, 그리고 아름다운 해안도로 등도 모두 짧은 제주생활 속의 추억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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