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력설에 "검사 소임 다했을 뿐" 여운 남겨
인사 불이익 관련, "모 일보와 악연 때문" 언급
박영관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이 13일 법무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 25년여 검사생활을 제주에서 마감했다. 인사 불이익 관련, "모 일보와 악연 때문" 언급
박 검사장은 이날 오후 대전지검 차장검사(검사장급)로 좌천 발령되자 바로 사직서를 냈다.
박 검사장은 이날 오전 검사장급 인사가 발표되기 몇 시간 전 몇몇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미리 사직을 결심한 듯, 특히 인사상 불이익을 받아 온 아쉬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기자들이 사퇴 권고를 받고 있다는 모 중앙지 보도가 사실이냐고 묻자, “서울지검 특수1부장 때 조선일보 사장이 구속(탈세 등 혐의)됐는데, 그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인사 발표를 보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곳으로 간다면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인사 불이익에 따른 사퇴 결심이 서 있음을 시사했다.
조선일보는 13일자 사회면에 ‘“못 나간다” 복병 만난 검찰 물갈이‘ 제목의 기사에서 “박 검사장은 김대중 정권 당시 법무부 검찰 1.2.3과장 등 요직을 독차지하면서 대표적인 ‘정치검사’로 꼽혔다”고 썼다.
이에 대해 박 검사장은 “특수1부장이라는 자리 때문에 그런 수사(조선일보 및 병풍사건)를 맡았던 것”이라며 “검사로서 주어진 소임을 다한 것 뿐인데...”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지난 해 3월 초 전주지검장 이임식에서 “(제주로) 역진하게 돼 직원들에게 미안하다”며 검사장 승진자가 오는 제주지검장 발령에 간접적인 불만을 표출했었다.
박 검사장은 그러나 “제주는 자신의 성격과 가장 맞는 곳”이라며 “이제는 제주에서 살고 싶을 만큼 정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10개월 여 동안 7차례나 올랐던 한라산, 서귀포의 초록빛 나무들, 그리고 아름다운 해안도로 등도 모두 짧은 제주생활 속의 추억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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