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그래도 희망은 있다
[데스크칼럼] 그래도 희망은 있다
  • 임성준
  • 승인 2009.0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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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가 네티즌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008년 히트상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위에 '유명인의 기부'가 선정됐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2008년 기분 좋은 뉴스' 여론조사에서는 '기부문화의 확산'이 3위에 올랐다고 한다.

한국사회에서 '기부'라는 단어가 화두로 떠오르게 된 데에는 유명 연예인들의 역할이 크다.

김장훈은 가수 데뷔 이후 지금까지 공연수입금 등을 통해 40억원에 이르는 돈을 기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배우 문근영 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8억5000만원을 기부한 익명의 기부자로 밝혀지면서 '기부천사'로 불리고 있다.

토마스 람게는 '행복한 기부 -성공을 부르는 1%의 나눔'이란 책에서 나눈다는 것이 꼭 주는 것만이 아니라 받는 것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돈 뿐만이 아니라 나눌수 있는 모든 것 사랑 행복 그리고 시간까지도 나눔으로서 얻게 되는 또 다른 이익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저술해 가고 있다.

기부를 올바르게 행해야 하는 윤리적인 강박감에서 비롯되기 보다는 나눔으로서 얻게 되는 현실적인 이익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부자 부모덕에 받게 되는 거대한 상속이나 사업의 성공으로 인한 벼락부자들이 내어 놓는 기부의 의미를 돌아보고 부에는 의무가 따른 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기업과 개인의 나눔의 현장을 보여준다.

어느 때보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불황 속에서도 따뜻한 기부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는 혹독한 겨울이지만 우리 사회 한 구석에는 봄 기운이 느껴진다.

한푼 두푼 모은 돈을 기부한 구두수선공과 군 복무 기간 월급을 모아 기부한 병사의 선행은 세상을 밝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2평 남짓한 이동식 건물에서 구두수선을 하는 60대 노인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을 모은다는 목표를 갖고 한해동안 100원짜리, 10원짜리 동전을 가리지 않고 개인 모금함에 모았다고 한다.

그는 "내가 돈을 벌어야 기부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기초생활 수급자인 표선면의 한 할머니는 남의 밭일을 하며 꼬깃꼬깃 모은 20만원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탁했다.

오라동의 한 기부자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익명으로 70만원을 기탁했다.

공무원들의 온정도 줄을 잇고 있다.

각종 포상금이나 봉급의 일부를 떼어 성금으로 선뜻 내놓고 있다.

학교와 단체, 중소기업의 모금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엔 다른 지방처럼 큰 액수를 기부할 만한 대기업이 없다.

따라서 도민들의 '존샘(잔정)'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대기업의 제주지역 레저.관광.유통.보험업계 지사 등의 지역 이익 환원 사례가 부족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연말 연시 특정한 때에만 모금회나 언론사에 기탁하는 특정한 방식으로 한 기부 문화는 매년 이맘 때만 반짝인다.

연중 다양한 방법을 통해 누구나 쉽게 기부할 수 있는 기부 캠페인 확산이 필요할 듯하다.

동네 마트에서부터 관광지나 축제장, 공항 등에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 캠페인을 말한다.

도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의 참여도 유도할 수 있다.

제주도관광협회가 매월 일정액을 모금해 기부하는 관광업체를 '사랑나눔일터'로 선정해 홍보하는 방법도 그 하나다.

'희망 2009 나눔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6일 현재 10억1400여만원을 모금했다.

이는 이달 말까지 목표한 14억2300만원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사랑의 체감 온도탑도 71.3도로 올랐다.

사랑의 체감온도란 성금 목표액을 기준으로 현재 기부율을 온도로 표시한 것이다.

'얼굴없는 천사'가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고, 성금 기탁 사례를 더 이상 홍보할 필요가 없는 ,기부가 자연스럽고 당연시 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임  성  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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