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연초 화두는 ‘위기와 기회’다.
우리나라 주요그룹 총수들뿐 아니라 정부, 공공기관장들은 시무식에서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강조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Change a danger for an opportunity) 는 의도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이 말은 초등학생도 제일 많이 쓰는 진부한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우리 조상들의 삶의 버팀목이 되어온 진리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부지런한 부자는 하늘도 못 막는다.’는 말이 있다.
그리고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도 있다.
어떤 역경에서도 자신의 하기 나름이라는 이야기다.
근대에 와서도 사회이슈(issue)가 되었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경영의 선구자이자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호암 이병철회장은 생전에 ‘메기론’을 주창 했었다
한쪽 논에는 미꾸라지만 풀어 놓고, 다른 한쪽 논에는 메기와 미꾸라지를 섞어서 풀어 놓으면 메기와 함께 자란 논의 미꾸라지가 훨씬 더 싱싱하고 힘이 있다는 것이다.
미꾸라지들의 메기라는 고통이 더해짐으로써 미꾸라지가 민첩해지고 살찌게 된다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데 필요한 핵심은 고통이라는 것이다. 그 고통은 기회 자체이다.
고통을 이겨 낼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생긴다는 말이다.
모든 생명은 다 그런 것 같다. 모든 식물도 햇빛을 비쳐지는 쪽으로 구부린다.
영향이 모자라면 더욱더 꽃과 열매를 많이 달린다.
이건 체질 강화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위기에 맞서 싸우다보면 체질이 강화되고,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것이고, 언젠가는 상승국면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 우리 삶의 철학이다.
문제는 앞서 이야기 했지만 살기 위에 하늘도 못 막게 부지런 했느냐가 핵심이다.
이게 없다면 위기의 미꾸라지는 메기의 밥이 될 수뿐이 없다
금년벽두의 화두인 위기와 기회는 더 좋은 미래를 만들고 죽지 않기 위해서 어렵고 힘들 때 절망 할 것이 아니라 도광양회(韜光養晦) 즉 빛을 감추고 어둠에서 은밀히 힘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다.
프로 운동선수들의 시즌 성적은 겨울 훈련에 좌우 되는 것처럼 평소의 고통은 먼 훗날 한꺼번에 보상해 주는 적금을 붓는 것과 같을 수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면밀히 분석 한 뒤 강점은 더욱 강화시키고 약점은 완벽하게 보완해서 맞서는 거다.
요즘 새해가 밝았지만 뉴스는 여전히 어둡다. 감동이 없다.
‘실업자 100만 시대’ ‘올해 경기는 전대미문의 혹독한 경기’ ‘기업의 구조조정. 감원파동’ 등등 정오뉴스를 듣고 정심 먹기가 거북 할 지경이다.
역대 대통령님들의 말도 너무 원색적이다.
‘하늘아래 이런 국회 없다’ ‘??당이 잘 견디어 내고 있다’ ‘ 소인배(국회)들로부터 나라를 지켜 달라. 등등이다.
꿈이 있는 조언을 할 수 없는 것인가? 지도자들은 꿈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서 고통을 참고 견디며 체질을 강화는 미꾸라지들에게 꿈을 줘야한다.
꿈에 날짜를 붙이면 목표가 된다.
그 목표를 쪼개면 계획이 된다. 그 계획을 실행하면 현실이 된다.
물론 너무 추상적이고 시적으로 말한다고 욕 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꿈으로 절망을 견디고 이기는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꿈을 말하고 호소하는 것은 ‘자신감(Confidence)을 부여하는 것이며, ’행동의 변화‘라는 자동차에 가속도를 붙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만, 대공황으로 미국전체가 엄청난 혼란에 빠졌던 1933년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자신의 첫 취임식 날 , 이렇게 감동적이고 꿈을 갖게 하는 명연설을 남겼다.
‘우리가 유일하게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두려움은 퇴보를 전진으로 변화 시키는 데 필요한 노력을 마비시키는 놈입니다.
그것은 이름도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으며 정당하지도 못한 테러와도 같습니다.
우리는 국가 위기에 처 할 때마다 정직하고 강력한 지도자와 그를 지지하고 신뢰하는 국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승리를 일궈 냈습니다.’
그의 연설은 좌절과 절망에 빠졌던 미국 국민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 줬다.
연초에 지도자들의 화두는 그래서 중요하다.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국민들의 사기를 천당과 지옥을 오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김 찬 집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