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제주경제 전망] 己丑年 역시 ‘가슴 펼 여유없다’
[2009년 제주경제 전망] 己丑年 역시 ‘가슴 펼 여유없다’
  • 진기철 기자
  • 승인 2009.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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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실질 GRDP 성장률 3.2% 내외 전망
“소비부진은 생산위축 및 경기둔화로 직결, 도내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 우선 막아야”
한은 제주본부, “정책당국 자원배분의 효율성 극대화 필요”조언

그 어느 해보다 서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게 했던 무자년(戊子年)이 저물고 기축년(己丑年)이 밝았다. “새해가 되면 나아지겠지, 그리 길게 어려움이 지속되겠어”라는 희망을 가득 품어보지만 무거운 가슴을 펼 여유로움은 없을 듯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여파로 2009년 국내는 물론 세계경제 성장률이 2% 내외로 하락하는 등 경기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지역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전국보다 1.2%p높은 3.2%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2009년도 제주 경제성장률이 전국 평균을 웃돌 경우 지난 1985년 GRDP 성장률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전국 평균을 넘어서게 된다.

하지만 최근의 경기둔화로 도내 경제주체의 심리가 위축될 경우 생산위축 및 경기둔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는 제주지역 생산물의 도내소비 비중(39.1%)이 전국 평균(30.1%)보다 크게 상회하고 있어 소비부진이 이뤄질 경우 생산위축 및 경기둔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 국내경제의 성장모멘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제주지역 산업별 전망과 향후 대응책을 살펴본다.

▲감귤
감귤은 생산량이 적정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총수입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산 노지감귤 생산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75만t→53만t)하면서 가격이 높게 형성됨에 따라 감귤 생산에 따른 총수입은 역대 최고였던 2006년 6603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09년산 노지감귤 생산규모는 제주도의 감산정책 등으로 60만t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제주도는 해거리 현상 등을 감안해 2009년산 노지감귤 생산예상량을 70만t 수준으로 추정하고 적정생산량 58만t이외의 12만t을 간벌과 열매따기 등으로 감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양돈업·수산업
양돈업은 돼지고기 사육두수 증가, 가격 강세 등으로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른 지역의 돼지고기 출하량이 감소하고 환율 상승 등으로 수입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주산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수산업은 유가 하락, 연안어선 감척사업 완료 등으로 어업경영 여건이 개선되면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
건설업은 공공 토목부문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이 2008년중 증가세를 유지했고 건축허가면적도 하반기 이후 증가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또 공공기관의 건설투자가 2008년(3848억원) -20.6%에서 2009년(6000억원) 55.9%로 크게 확대될 예정인 가운데 제주도도 관련 예산을 2008년(1조370억원) 보다 8.0% 증액(1조1200억원)해 편성한 것도 회복세 유지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주택건설 부문도 삼화지구 등 공공분양 아파트는 물론 이도2지구 등 민간아파트 건설공사도 착공될 예정이어서 장기간의 부진에서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관광업
관광업은 내도 관광객수는 국내외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관광객은 국내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더라도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관광객도 세계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감소세가 지속될 우려가 상존해 있다.

특히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본격적으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부동산 등 실물자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도내 관광업은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광과 같은 비내구 소비재는 금융자산보다 실물자산의 가격 등락에 더욱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제조업은 대내외 여건 악화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음식료 등 소비재 생산비중이 큰 제주지역 제조업의 구조적 특성상 국내 경기둔화에 직접 노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2008년 제조업 업황 및 자금사정 전망 BSI는 큰폭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고용
고용사정은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줄어드는 등 다소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측됐다.

건설투자 확대 등에도 불구하고 관광업 및 제조업의 경영여건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노동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전망이다.

또 2009년중 감귤 생산량도 금년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여 농업부문의 고용여력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실업률은 크게 상승하지 않고 외환위기 이후 평균 수준인 2% 초반대인 2.3~2.4%에 그칠 전망이다.

▲물가
2009년중 제주지역 소비자물가는 전국 평균(3.0%)보다 낮은 2.8% 내외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급등요인으로 작용한 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이 올 2분기를 정점으로 당분간 하향안정세를 보이면서 내년중에는 도내 소비자물가의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주지역의 경우 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충격은 통상 4~5분기 이후에는 기저효과 등으로 물가하락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소비자물가지수 구성상 석유류의 비중(제주 7.6%, 전국 5.4%)이 높아 유가 등락시 직접적 물가변동압력이 전국평균에 비해 큰 편이라는 게 한은 제주본부의 설명이다.

다만 시외버스 등 교통요금을 비롯해 2008년중 동결됐던 지방공공요금의 인상 여부 및 시기·인상폭에 따라 소비자물가 변동률 수준은 다소 유동적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시외버스 및 택시요금의 경우 2009년 상반기 중 인상이 검토되고 있으며 가스요금 등도 타지역 인상여부 등을 감안해 인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공공요금 인상시 물가 파급효과를 추산한 결과 육상교통료가 10~20%로 인상될 경우 도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0~0.41%p, 도시가스료는 8%내외로 인상될 경우 0.07%p인상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기요금은 5%내외 인상될 경우 제주지역은 0.08%p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향후 대응방안
한은 제주본부는 우선 최근의 국내외 경기둔화로 도내 경제주체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제주지역 생산물의 도내소비 비중은 39.1%로 전국 평균 30.1%를 크게 상회하고 있어 소비 부진은 생산위축 및 경기둔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정책당국은 단기적으로 예산의 효율적 집행에 주력하고 예산의 운용에 있어서도 경기대응력이 우수한 연성경비를 충분히 활용해 사회적 안전망 확충 및 정비 등을 도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국내경제가 2009년중 상반기 침체, 하반기 회복의 성장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예산을 가급적 조기에 집행해 경기흐름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산운용도 대량실직 등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공공투자 사업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 실직자에 대한 재교육 및 재취업 프로그램 등 적절한 지원대책 등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이 같은 대책들은 중장기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함으로써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기관들은 경기침체시마다 나타나는 일률적인 자금회수 등과 같은 퇴행적 금융관행을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 대출태도의 보수화로 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되면 실물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을 떨어뜨리고 대출태도가 더욱 강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도내 중심산업인 농업 및 관광업의 획기적인 경쟁력 개선도 긴요하다고 밝혔다.

감귤로 대표되는 제주의 농업은 그간 성공적인 품질개량, 자발적인 출하품질 관리 등으로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노동생산성이 여전히 낮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노동절약적인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업도 일시적인 호조에 안주하기 보다는 관광관련 정책 및 인프라 개선 등 장기적인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금까지의 관광정책이 양적 목표달성에 집중돼 있었다면 앞으로는 교통·문화·레저 등 여러 부문과의 유기적인 결합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경기변동에 취략한 관광업의 기본적 위험을 보완하기 위해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고급화 전략 추구도 제시했다.

국내 여타 지역에 비해 경영 효율성이 높은 제조업도 효율적 재고운용, 품질개선 등의 효율성 개선이 절실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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