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도지사의 도민과의 대화가 별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김태환 연출, 김태환 극본, 김태환 주연이라는 날선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지난 12월 19일 '서귀포시민과의 대화'가 파행으로 끝났다. 도지사는 대화의 본질을, 강정주민의 의지를 너무 모르고 있었다.
대화 자리에 공무원과 사복경찰로 채웠다는 자체도 문제였다.
도지사는 해군기지 문제가 불거지고 20개월이 지났지만, 강정마을에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인터넷에는 ”싯게집, 잔치집, 돌잔치집만 돌아다니지 말고 강정마을도 갔다와블쥬 무사 거기는 안가쑤과게”라는 댓글까지 올라왔다.
제주가톨릭 강우일 주교는 성탄절을 맞아 신자들에게 교구장 서한을 낭독했다.
여기에서도, 아름다운 생태계를 지니고 있고 유네스코가 지정한 연산호 군락지를 파괴하면서까지 해군기지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고 해군기지 건설추진을 성토했다.
덧붙여 환경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규제까지 계속 완화하면서 하늘 높이 고층빌딩을 짓고 바벨탑의 오만을 재현하며 재앙을 자초하고 있다면서, 특히 도박판을 벌여 마음잡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들의 인생과 가정을 황폐화하고 벼랑 끝으로 내모는 비극을 끌어들이려 한다고 싸잡아 지적했다.
대화의 본질은 말이며, 그곳에 문화가 스며있다.
브라질의 교육자학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는 “말에는 성찰과 행동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성찰과 행동, 프락시스가 없는 참된 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참된 말을 하는 것은 곧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동시에 대화는 세계를 변혁하기 위하여 모인, 서로 협력하는 '주체들'의 만남이다.”라고 했다.
참된 대화는 A가 B를 위해, 또는 A가 B에 관해 행하는 것이 아니라 A와 B가 '함께' 행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의 말할 권리를 부정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말할 권리를 빼앗긴 사람들 간에는 결코 '대화'가 있을 수 없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도 도민과의 대화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27일 '제주도민과의 대화', 12월 15일 '경제인과의 대화', 12월 19일 '서귀포시민과의 대화'에 직원을 보내 자료 수집은 물론, 동영상까지 촬영했다.
도정홍보에 대한 대화 자체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업적 홍보를 반복적으로 하거나, 공직선거에 유리한 행위를 할 경우 사전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도지사는 서귀포시민과의 대화가 무산된 후, 대화행정은 도정에 대한 현안을 도민에게 전달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며, 큰 문제가 될 것은 아니라고 자화자찬을 했을 뿐이다.
아직도 대화행정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분위기다.
제주지방검찰청까지 요즘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국민주공무원노조가 수사의뢰한 김태환 지사의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그동안 '현대텔콘' 사건, '공무원 선거개입 사건'을 수사했지만, 두 번 다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돼 패배한 바 있다.
이번은 비록 공무원노조에서 의뢰한 것이지만 세 번째 수사에 나서는 것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무추진비의 그 씀씀이가 서울시장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자치단체의 수장으로 너무 헤프다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도정을 이끌면서 중앙인사를 격려한다는 명목과 자문활동비로 매번 100만원씩 현금이 100여건 이상 지출했다는 것이다.
요즘 도지사의 일거수일투족 가운데 불거지는 문제가 어디 그것뿐인가?
각종 공직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도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관급공사 비리, 환경영향평가 비리, 문화재기금 비리, 재난기금 비리 등으로 공무원이 구속되고 조사받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제주도의 재정자립도는 26.4%로 전국 16개시도 중 14위다.
특별자치도 원년 재정자립도 33.8%에서 무려 7.4%가 떨어져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을 보였다.
도민은 언제면 신뢰받을 수 있는 지도자를 만날 수 있을까?
김 관 후
시인/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