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도문화상, 이대로 좋은가
[사설] 제주도문화상, 이대로 좋은가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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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2008년 제주도문화상 시상식이 베풀어졌다.

 올해 문화상은 8개 부문 중 학술-언론출판-관광-1차 산업-해외동포 등 5개 부문에서는 수상자가 배출됐지만 예술-교육-체육 3개 부문에서는 대상자를 내지 못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이번 제주도문화상을 수상한 5명에게 우선 축하를 보낸다.

이들은 평생 동안, 혹은 생전(生前)에 학문 연구, 언론창달, 관광 및 1차 산업 발전, 해외 활동 등 각각의 분야에서 쌓은 공적을 인정받아 영예를 안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주도문화상은 관계 당국뿐만 아니라 모든 도민들이 지혜를 모아 육성 발전시켜야함은 물론, 상의 권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방안 연구에도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문화상은 제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국 시-도마다 있다.

비록 문화상이 각 시-도별로 시상되고 있긴 하지만  각 지역 주민들의 자기네 문화상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 지방에 한해서는 그 문화상이 정부가 주는 훈장에 버금가지 않는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문화상은 더러 반성해야 할 소지들을 안고 있다.

이제 도문화상도 반세기가 가까워 오면서 역사와 전통을 꽤 쌓아 놓았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의 시행착오를 짚어 보는 일은 상의 권위와 수상자들의 자부심을 북돋워 주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당초 출범 당시 제주도문화상 시상의 배경은 ‘도민이 주는 상’이었다.

도지사명의로 시상하게 된 것은 관직이 높아서가 아니라 ‘도민의 대표’라는 뜻에서였다.

도의회가 말살 당했던 그 때로서는 도지사가 도민의 유일한 대표일 수밖에 없었다.

 사실 도문화상 출범 이후 일정 기간 동안은 상의 권위가 대단했다.

 훈장(勳章)은 저리 가라였다.

훈장은 해마다 지천(至賤)으로 쏟아졌지만 제주도문화상만큼은 받을만한 사람들이 수상했으므로 시상식장은 축하객으로 만원을 이루곤 했었다.

수상자의 자부심은 대단 했고,도민들은 그들이 자랑스러웠고, 또 부러웠다.

 신문들은 문화상 수상자 발표와 시상식 기사, 프로필들을 1면과 사회면 혹은 문화면에 크게 다뤘다.

하지만 지금은 문화면 한 귀퉁이나 동정 난 한 구석에 눈을 씻고 봐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소외당하는 처지가 되었다.

 문화상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 수상 후보자 발굴에 너무 무관심이다.

조례상 기관단체-도민 추천 외에도 별도의 추천위원회를 두어 후보를 발굴하게 돼 있으나 위원회가 유명무실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둘째, 문화상 시상 부문이 오락가락이다.

문화상인지, 경영상인지, 아니면 또 다른 분야의 상인지 혼란스럽다.

이를테면 지역개발 상 부문의 경우도 언제는 넣었다가 언제는 빼는 등 왔다 갔다 이다.

셋째는 상금의 폐지요, 넷째는 제주도의 게으름이다.

 후보추천위원회만 제대로 가동되었더라도 올해 문화상 체육부문에 수상자가 안 나올 리 없다.

최진철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주역이다.

강민호는 금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첫 금메달리스트다.

이보다 더한 문화상 감을 기대해서 체육부문 수상자를 내지 않았다면 할 말이 없다.

 문화상 부문 설정도 관계 당국의 입맛에 맞춰 왔다 갔다 해서는 안 된다.

바로 그런 점들이 문화상을 오염시키는 요인이 된다.

 상금이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그것은 수상자들에 대한 결례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상들이 처음부터 권위가 있어 상금이 많은 것인지, 상금이 많음으로써 권위가 있는 것인지 해석이 구구하지만 분명한 것은 권위와 상금은 동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지사 명의의 문화상 상금이 선거법 때문에 폐지되었다면 ‘제주도문화상 위원회’를 별도 기구로 만들어 시상하면 된다.

이 모두가 문화상 관계 당국의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2009년 제주도문화상부터는 ‘문화상 위원회’의 설치, 추천위원회의 적극 가동, 제주도 등 관계 당국의 무사안일 탈피 등으로 사그라져 가는 상의 옛 명성을 되찾아 주었으면 한다.   

최근 제주도문화상의 권위가 민간 재단이 시상하고 있는 덕산문화상이나 삼성재단의 탐라문화상에 뒤지고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 왜 나오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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