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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관광도시들 중에 야경이 아름답지 않은 도시는 찾아보기 어렵다.
빈은 아름다운 강과 숲으로 둘러싸인 생태도시이면서 음악의 도시다.
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또 있다.
바로 도시를 화려하게 불꽃으로 장식한 야경이다.
홍콩과 홋가이도, 하코다테 역시 야경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야간 관광도시나 다름없다.
홍콩은 야경과 쇼핑이 아니면 존재하기 어려운 도시일 정도로 야간+쇼핑을 최고의 전략 상품으로 삼고 있다.
특히 눈과 가로수와 건물을 조명으로 장식한 눈(雪)의 도시 홋가이도의 야경은 일품이다.
옛 건물 주변과 거리를 환하게 밝힌 하코다테도 야간 관광도시로 유명하다.
특히 파리 개선문 광장의 가로수와 건물 주변에 수놓은 야간 조명은 프랑스인들 뿐아니라, 세계인들이 파리를 동경하는 도시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경관과 고적을 찾아 떠나는 관광에서 쇼핑과 음식과 도시의 분위기를 찾아 나서는 관광은 이미 세계적인 관광 패턴이 된지 오래다.
그 대표적인 관광지라면 역시 파리, 로마, 홍콩이다.
더욱이 파리와 로마는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이자, 음식문화와 야간에도 볼거리가 많아 지금도 수 많은 세계 각 지의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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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역사와 환경과 문화가 다른 도시를 그대로 닮자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주간 경관 또는 유적 관광과 야간 관광 및 쇼핑 관광은 세계 모든 관광도시가 최고의 관광 전략 상품으로 삼고 있는 것들이다.
바로, 제주관광이 이 대열에서 한참 뒤쳐져 있다는 게 문제다.
그나마 신제주 일부 가로수에 설치했던 야간 조명도 언제부터인지 사라졌다.
야간 관광은 조명 관광이다. 어두운 밤길은 무서워서 주민들도 싫어한다.
하물며 컴컴한 도시에 나와 쇼핑을 즐기고, 도시를 산책할 관광객이 어디 있겠는가.
최근 제주시가 해태동산 경관에 조명 시설을 하고, 신제주 로터리 소나무와 노형로터리 팽나무 주위에도 조명을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모처럼 야간 볼거리가 등장하게 되는 셈이다.
이 공사가 완공되면 해태동산과 신제주로터리와 노형로터리를 잇는 신제주권 야경은 많이 달라지게 된다.
더욱이 가로수에 핀 불꽃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의 야경시설로는 국제관광지, 국제자유도시의 이름에 걸맞은 도시가 될 수 없다.
밤을 낮처럼 불 밝힌 홍콩처럼은 아니더라도, 홋가이도 정도의 야간 관광 조명 시설은 갖춰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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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주시내와 서귀포시내 가로수와 관광시설 및 주요 건물 주변에 조명을 설치해 도시 전체를 야간 관광지화해야 한다.
이런 시설만 되면 거리로 나서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게 되고, 저절로 쇼핑 관광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는 야간 조명이 강조될 때마다 절전(節電)을 말한다.
또, 예산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물론 이해가 가는 주장이다.
그러나 야간 조명은 소비의 개념이 아니라 투자다.
조명시설을 확충해 야간관광이 활성화된다면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상가의 매기도 살아나 지역경제 회복의 효과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제주시 중앙로와 동.서문로, 관덕로 및 남문로, 광양로에도 야간 조명이 절실하다.
별로 시급하지 않은 도로 등 건설사업을 줄여서라도 반드시 이들 지역의 야간 관광 여건을 구비해야 한다.
야간 관광시설은 사치가 아니라 경제다. 가로수 보호대책에 철저를 기하면서 조명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야간관광 홀대 정책에서 벗어나, 세계적 관광도시의 야간 관광정책을 본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