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기준으로 모든 사람을 재단하는 독선과 억지, 제 맘대로 일정한 틀을 짜놓고 거지에 맞지 않으면 무자비하게 잘라 내거나 구겨놓도록 강제하는 막무가내.
이런 유(類)의 현상을 빗대어 '프로쿠루테스의 침대'라고 한다.
프로쿠르스테스는 '잡아 늘리는 자'라는 뜻의 고대(古代) 그리스 전설에 나오는 강도 이름이다. 그는 잔혹하고 무자비했다.
▲그는 나그네를 자기 집으로 유인한 다음 특수하게 제작한 침대에서 잠을 자도록 했다.
나그네의 키가 침대보다 작을 때는 침대길이 만큼 늘려 죽이고 키가 클 때는 침대에 맞게 잘라 죽였다.
일반적으로 자기만의 어떤 기준을 설정하고 모든 현상을 자기 맘대로 잡아 늘리거나 잘라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마르크스'가 '헤겔'의 '관념론적 방법론'을 비꼬아 '프로쿠르테스의 침대'라고 했고 그때부터 이 은유적 비유가 넓게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프로쿠르테스는 결국 악당을 응징하는 선의 영웅 '테세우스'에게 그가 나그네에게 저질렀던 것처럼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에서는 이 같은 '프로쿠르테스의 침대가 곳곳에 놓여 있음을 보게 된다.
정치는 정치대로 "나는 선이고 다른 사람은 모두 악"이라며 갈등과 분열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교육은 어떤가. 수 십 년 간 벽돌공장에서 벽돌 찍어내듯 평준화의 틀 안에서 바동거리고 있지 않는가.
국가보안법.수도이전.과거사 규명 등 나라안은 온통 "보수다 진보다" "우파다 좌파다" "친북반미다 수구 꼴통이다" 하며 자기가 설정한 틀에 맞지 않으면 모두 적으로 몰아 증오의 이빨을 갈고 있다.
이미 박물관에나 있음직한 색깔공방도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있다.
▲세상만사를 자신의 기준에 맞춰 재단하고 생각하며 행동할 뿐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소꿉만큼도 없다. 오직 아집과 독선의 용광로만 끓일 뿐이다.
합리를 이끌어낼 중도나 중간은 보이지 않고 '내편과 네편' '동지 아니면 적'으로만 사회는 온통 편가르기에 여념이 없다.
나라가 파국으로 달려 결단나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사회전반에 팽배해 있다.
이제 집권 세력을 포함한 권력자나 정치인들, 권력에 빌붙으려는 이른바 파워 그룹은 이처럼 무자비하고 두려운 '프로쿠르테스의 침대'를 버려야 한다. 그래서 한순간만이라도 숯 덩이처럼 타 들어가는 백성들의 울분을 달래줘야 한다.
권력은 훗날 역사의 심판보다는 당장 백성의 심판을 두려워 할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