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공복의식과 청렴.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
물론 전체 공무원이 그런 게 아니라, 일부 공무원들이 그렇다는 얘기다.
지난 달 11일 구좌읍 공무원 2명이 건설업자와 짜고 태풍 ‘나리’ 재난관리기금 9000만원을 부풀려 타내 나눠 착복했다는 수사 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안겨줬다.
이 보도가 나가자 많은 시민들은 “고도의 청렴성을 지녀냐 할 공무원들이 어떻게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있는 일이냐”며 “특히 범행의 대상과 수법이 놀랍고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나 그 게 전부가 아니었다. “이러다가 몇몇 공무원들의 비리와 도덕 불감증이 공무원 사회에 번져나갈지 모른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애월읍 재난관리기금 편취 사건 역시 유사한 형태로 이뤄졌다.
공무원들은 장비업자.건설업자와 공모해 응급복구를 하지 않고 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만들어 모두 8000여 만원을 받아내는 대담성을 보였다.
더욱이 이들은 하천 범람피해 예방을 위한 ‘하천 지장물 제거 사업비’까지 노려 타 내는 성과를 거뒀다.
아무리 임자 없는 눈 먼 돈이라 한 들, 주민에 대한 헌신적 봉사자가 돼야 할 공복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더욱이 제주시를 속여 타 낸 재난기금이 공무원에게 전달된 과정은 참으로 놀랍다. 장비업자 김 씨는 현금으로 인출한 4080만원을 쇼핑백 2개에 나눠 담아 공무원 김 씨에게 줬다.
뿐만아니라, 공무원 김 씨와 이 씨는 관내 식당 4곳에서 1310만 5000원 상당의 식사를 한 것처럼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지출토록 한 후, 다시 그 돈을 되돌려 받아 부서 운영경비로 400만원을 건네 주고, 나머지는 유흥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도 밝혔듯이 중대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재난기금 착복사건이 과연 두 읍에서만 저질러졌겠느냐는 것과 상위 공무원이 관여되지 않은 이들 공무원 만의 단독 범행이냐는 것이다.
재난기금 편취사건을 확대 수사 중인 제주지방경찰청 수사2계(계장 윤영호)가 앞으로 규명해야 할 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