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겨울철 화재예방, 꺼진 불도 다시보자
[나의 생각] 겨울철 화재예방, 꺼진 불도 다시보자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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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뼘의 햇살조차도 그리운 계절이다. 한 여름의 더위를 식혀주던 서늘한 바람이 어느새 옷깃을 여미게 할 정도로 매서워지는 걸 보면 자연의 정확함과 정직함에 새삼 경의를 표하게 된다.

우리네 삶도 자연을 닮는다면 人災로 인해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잃어 불행해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싶다.

올 한해는 가스폭발, 버스전복 사고, 주택화재 등 우리도 내 크고 작은 사고로 인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로 인해 도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제주국제안전도시 위상에 먹칠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질타도 많았었다.

그러나 이렇게 불안에만 떨고 있을게 아니고 질타만 할 게 아니라 사고예방을 위해 우리 모두가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이러한 사고들은 발생하지 않았거나 발생했더라도 극히 경미한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실제로 작년 한 해 동안의 화재발생 건수는 47,760건으로, 이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 건수는 22,435건으로 전체 화재 건수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부주의로 인한 화재발생현황을 살펴보면 담배꽁초 방치 6,400건(28.5%), 음식물조리 중 화재발생 3,757건(16.8%), 쓰레기소각 3,166건(14.1%), 불씨·불꽃·화원방치 2,494건(11.1%), 불장난 2,232건(10.0%)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쌀쌀한 날씨로 인해 난방기구의 사용이 급증하는 11월부터는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발생 빈도가 높기 때문에 동부소방서를 비롯한 제주도내 3개 소방서에서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고 각종 불조심 캠페인을 벌이는가 하면, 관내 초등학교와 직장단체를 방문하여 방화점검표를 배부하여 화재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택화재의 발생 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대처능력이 미약한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옥에 화재가 발생하더라고 그 피해를 경감시킬 수 있도록 단독으로 화재를 감지하여 비상경보음을 발하는 단독경보형 화재감지기를 무상으로 설치해 주는 등 다각도로 화재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도내 여기저기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화재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나에게는, 우리가족에게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안일한 생각에 있다.

담배꽁초의 조그마한 불씨가 5분 만에 집 한 채를 태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하는 “안일함”으로 인해 행복했던 어제의 우리가족이 화마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잃게 되는 불행한 오늘의 우리가족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초등학교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다. 많은 화재사고를 경험했던 내가 가슴 깊이 새기는 말이기도 하다.

안 병 주
동부소방서 조천119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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