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돈 갚아라" 대여금 청구소송 등 주도
지난 해 주춤했던 각종 민사사건이 올해 큰 폭으로 늘어 더 어려워진 제주지역 경제의 실상을 엿볼 수 있게 하고 있다.
대체로 법원을 통해 해결하려는 민사사건은 호경기가 이어질 경우 줄어 들고,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하면 늘어나는 속성이 있다.
지난 한 해 제주지법에 접수된 민사사건은 2006년에 비해 감소했다.
민사합의만 322건으로 14건(4.5%)이 늘었을 뿐, 민사소액은 9328건에서 8411건으로 917건(9.8%)이 줄었고, 민사단독도 3295건에서 2753건으로 542건(16.4%)이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 해 서민들의 삶이 2006년보다 그런대로 나아졌다는 분석을 가능케 하는 수치이다.
그러나 올 들어 다시 민사사건이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까지 민사소액은 무려 1063건(15.7%)이 늘어 7855건, 민사단독도 282건(12.7%)이 늘어난 2508건이 접수됐다.
여기에 민사합의도 18.1%(49건)가 증가한 319건이 접수됐다.
민사소액은 청구 소송 가액이 2000만원 이하인 사건이다.
대부분 서민들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지급 소송을 당하고 있다.
소송 가액이 1억원 이하인 민사단독의 피고 역시 주로 서민들이다.
소송가액 1억원 이상의 민사합의 사건에 비해 민사소액.민사단독 사건의 점유율이 높다는 자체도 문제지만, 사건이 늘고 있다는 데에 더 심각성이 있다.
많은 서민들의 삶이 그만큼 어렵고,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법조인은 “장기적인 취업난에다, 금융 불안으로 인한 실물 경제난으로 지역경기 전망은 어둡다”며 “금융권은 대출금 상환 연장은 물론, 대출 이자의 인하를 통해 일단 위기에 처한 서민경제를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