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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이 2018년이면 포화 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이로 인한 관광 수입 손실액도 연간 3000억 원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를 바꿔 말하면 제주도에 신공항을 건설, 현 공항의 수용능력을 분담할 경우 연간 3000억 원의 관광 수입을 더 올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는 허풍 떠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한국항공정책연구소의 전문가에 의한 연구-분석 결과다. 제주 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제주도의회 법-제도개선연구 모임’이 지난 11일 “제주신공항건설의 당위성...”을 주제로 제2차 정책토론회를 연 자리에서다.
‘한국항공정책연구소’의 허종 소장이 주제발표를 통해 ‘제주공항 2018년 포화’-‘연간 관광수입 2000억 손실’을 주장한 것이다.
허 소장 발표가 아니라도 2005년 이후 제주공항에는 대한-아시아나 두 항공사 외에 8개 이상의 저가항공사가 취항하고 있거나 취항 예정으로 있다.
또한 2010년 제주국제자유도시 7대 선도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연간 관광객이 9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향후 10년 이내에 제주공항에 슬롯 부족현상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므로 국내외관광객을 수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연간 관광수입 3000억 원 손실은 충분히 셈할 수 있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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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제주 신공항의 조기 건설은 어렵다고 하니, 여기서 한번 그 부당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승객이 없어 10년 가까이 개항을 못하다가 궁색하게도 조종사 훈련원으로 둔갑시킨 울진공항은 건설해 주면서 제주신공항의 조기 건설은 왜 안 되는가.
둘째, 예천공항은 건설비 386억 원을 쏟아 부은 보람도 없이 승객 부족으로 2004년 아예 폐쇄해 버렸다. 제주신공항 필요성이 예천공항만큼도 못하다는 말인가.
셋째, 2002년 문을 연 양양공항은 올해 상반기까지 548억 원의 누적적자에 허덕이다가 몇 달 전 정기노선이 없어졌다.
말하자면 승객도, 비행기도 없는 공항 아닌 공항이 된 것이다.
제주신공항이 이정도도 안된다고 정부당국자들이 눈먼 사리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인가.
넷째, 개항한지 2년차인 무안국제공항은 어떤가.
하루 평균 이용객이 고작 300여명이다.
공항직원 수보다도 적은 인원이라니 제주시외버스터미널만큼도 못하다.
이런 사실을 뻔히 알고 있는 정부가 제주신공항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다, 어쩌다하면서 피하려고만 하니 전국에서 가장 약세지역이라고 얕잡아보는 게 아닌가.
다섯째, 더 맹랑한 일도 있다. 김제공항을 건설하기 위해 정부는 480억 원을 들여 그곳에 부지까지 사들였다.
그게 9년 전쯤 일이다.
그런데 2003년 공항건설을 중단했다.
비행기 탈 사람이 적고, 취항할 항공사도 없는데 공항을 만들겠다며 땅을 사들인 정부 배짱 한번 좋다.
지금은 그 땅을 농민들에게 빌려 줘 세를 받고 있다니 이게 제주신공항 건설보다 낫다는 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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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5군데의 공항을 위해 국민세금 8800억 원이 투입됐다. 그 결과는 한심스럽다.
정부가 공항정책을 이렇듯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유독 제주신공항에 대해서만은 신중한척 한다.
혹시 과거일은 지난 정권의 책임이라고 남 탓 할 셈인가.
지난 정권도 대한민국의 정권이요, 이명박 정권도 대한민국 정권인 점은 똑 같다.
그렇다면 과거 정권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이명박 정부는 조속히 제주신공항을 건설하는 게 정도며, 도리이자, 올바른 공항 정책이다.
특히 제주신공항은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공약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