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소비패턴 변화…'아ㆍ나ㆍ바ㆍ다' 부활
서민소비패턴 변화…'아ㆍ나ㆍ바ㆍ다' 부활
  • 진기철 기자
  • 승인 2008.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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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매장 매출 급감…옷ㆍ구두 수선 늘고 도시락 필수

불황이 닥치면서 사회 곳곳에서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근검절약형인 이른바 ‘아나바다’ 신풍속도가 연출되고 있다.

노형동 소재 대형 할인마트 내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김모씨(35)는 경기침체로 인해 평소 자주 찾던 단골들의 발길마저 뜸해지면서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보통 경기가 좋지 않다보면 가장 먼저 지출을 줄이게 되는 품목은 의류 구입비라, 이를 반영하듯 올 가을 들어 일당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새 것을 구입하기보다 기존의 것을 수선해 입는 이들은 부쩍 늘고 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이모씨(45.여)는 “최근 들어 소매와 목 부분이 때가 많이 타고 헤진 셔츠나 장롱에 보관해 뒀던 것으로 보이는 바지를 수선하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며 현 경기상황을 설명했다.

굽이 닳은 구두를 버리지 않고 굽 부분만 갈아서 신는 실속파들도 늘었다.

직장인 강모씨(42)는 “예전 같으면 그냥 버렸을 구두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화점을 찾아 수선을 문의해 가능하면 고쳐 신고 다닌다”며 “주위 동료들도 상당수 수선해 신고 다니는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맞벌이 여성 직장인 오모씨(30)도 최근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맸다.  예전 같으면 회사 근처에서 그냥 사 먹었을 점심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손수 도시락을 싸 출근한다는 것이다. 도시락을 싸 오는 동료들도 상당히 늘었다고 오씨는 현 상황에 대해 설명해줬다.
남편과의 외식 횟수도 줄여 가급적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쪽으로 바꿨다.

직장인 이모씨(27.미혼)는 “치솟는 물가에 친구들과 저녁 식사 한번 하려해도 주머니 사정을 고려, 미루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나마 미혼이라 자녀 교육비 등이 들지 않는데 감사하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치솟는 물가가 가뜩이나 팍팍한 생활을 하는 서민들의 허리를 더욱 휘게 하고 있다.

실제 제주지역 10월중 소비자물가지수는 110.7(2005년=100)로 전년동월 대비 5.2% 상승했다. 전월에 비해서는 0.3%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와 함께 올 들어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대형 할인매장 매출신장세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통계가 서민들이 주머니를 그만큼 굳게 닫아버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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