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선생과 소암 현중화 선생이 우리나라 미술사에 남긴 족적을 활용해 제주의 서예문화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단법인 서귀포서예가협회 주관으로 7일 오후 서귀포시평생학습센터에서 열린 ‘제주 서예문화의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고승익 제주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추사와 소암이 조선시대와 현대를 통틀어 우리나라 서예발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기 때문에 관광자원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객관적인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고 교수는 “추사는 제주에서 10여년에 가까운 유배생활을 통해 추사체를 완성했고, 소암은 수십년 동안 오로지 서예에만 몰두함으로써 독특한 소암체를 완성했다”며 “따라서 이러한 인물을 테마로 관광자원화를 시도하는 것은 한 차원 성숙된 문화관광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교수는 ‘제주서예’라는 무형의 인문자원을 활용한 관광자원화 방안으로 ▲추사적거지, 소암기념관 등에 서예체험코너 개설 ▲서예캐릭터 관광상품 개발 ▲서예문화 탐방루트 개발 ▲지역축제에서 서예교실 운영 등을 제시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1200여개의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으나 아직 서예를 주 테마로 하는 축제가 없는 만큼 순수 서예예술을 테마로 한 전국 규모의 서예축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오늘날과 같이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는 시대 상황 속에서 볼 때 역사적인 큰 인물을 소재로 하는 관광개발 방안은 우리가 잃어버리고 간과할 수 있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다시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예문화를 활용한 관광자원화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인물을 중심으로 한 관광개발은 그 표적시장을 정확히 찾아내지 못할 경우 실패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