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석유(石油) 없이 살수는 없을까
[세평시평] 석유(石油) 없이 살수는 없을까
  • 제주타임스
  • 승인 200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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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없이도 살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원시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한, 현대인에게 있어 석유는 없어선 아니 될 필수품이다. 그렇다면 석유는 점차 고갈되어가고, 값은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치솟기만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석유를 대체(代替)할 수 있는 대안만 있으면 되지 않을까. 있기는 있다. 석탄 · 천연가스 · 목재 · 풍력 · 수력 · 태양열 등과 심지어는 쇠똥연료에 이르기까지 많다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 중 석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의 주된 연료였다. 하지만 석탄은 여러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이 있다. 먼저 매장된 석탄의 양과 질에 문제가 있고,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더욱이 석탄은 이산화탄소의 다량방출로, 화석연료 가운데 오염이 가장 심한 물질이다. 천연가스 역시 문제가 있다.

가스는 우선 보관과 운송이 매우 어렵다고 한다. 액체 상태로 보관하기위해 아주 낮은 온도를 유지하여야 함은 물론이고, 세계안보의 불안정으로 인해 수출국에서 수입국까지의 원활한 수송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미래 동력으로서 전망이 밝은 유력한 연료 후보로 ‘수소’가 있다.

그러나 수소는 우주에 널리 퍼져있는 재료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난제라고 한다. 즉, 이를 가스형태로 분해하여 추출해 내야하는데 이에 소요되는 생산비용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결국 석유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는 에너지는 없다는 얘기가 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석유를 아껴 쓰고 석유에만 매달리는 일을 줄여나가는 방법 외에, 당장 다른 도리가 없는 듯하다.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대표적인 국가가 이스라엘이다(조선일보 2008.7.26). 이스라엘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을뿐더러, 특히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유국 대부분이 적대국이어서 석유를 팔아주지도 않는다. 멀리 북해유전에서 석유를 사다 써야하기 때문에 신재생 에너지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이스라엘은 “햇볕이 많은 게 자기 나라로서는 신의 축복”이라면서 태양열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농장의 빈터와 사막 그리고 일반 주택과 공공건물의 옥상에 필요한 널빤지(패널)를 설치하여 이스라엘 전역을 ‘태양열 발전소’로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석유더부살이 경제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소망이다.

 최근 ‘자연가치의 회복과 지속가능한 삶으로의 변화를 통하여 고유가(高油價)시대를 극복해간다’는 내용의 환경관련 서적(『거의 석유 없는 삶』· 성일권 역 · 고즈윈)을 접할 수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작은 물건을 쓰고, 웬만하면 걸으며, 자전거로 시장엘 간다. 향수를 만끽하면서 관광용으로도 가치가 있는 마차와 짐수레도 이용해 본다. 겨울에는 두터운 내복을 입고, 채소나 과일은 제철에 나는 것만 먹는다. 계절에 맞는 먹을거리가 제대로 운 맛과 영양이 있다고 한다. 우산이나 구두 · 가전제품은 수선하여 사용하고, 폐품은 될 수 있는 대로 재활용을 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삶의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 사회적 퇴보와 궁핍을 뜻하지는 않는다. 많지 않은 재산으로, 덜 쓰고 적게 먹으면서 산다는 것이 뒤쳐진 삶이거나 풍요롭지 못한 생활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웃과 대화하고 가깝게 지내면서 내가 사는 지역을 재발견하는 일이야말로, 나 자신과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귀중한 소득”이라고 강조한다.

 이 지구상에서 제일 건강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가 바로 ‘쿠바’이다(신동아 2008.8). 미국의 경제봉쇄정책으로 석유수입이 어렵게 되자, 이를 이겨내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기계보다는 수작업(手作業)으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건강해졌다는 말이다. 아무튼 그 누구도 석유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터이다. 다만 검약(儉約)이 있을 뿐이다.

이 용 길
전 제주산업정보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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