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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시민들이 토평-동홍동 일대에 조성하게 될 헬스케어타운 사업의 실질적 혜택이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오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최근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에서 두 차례 헬스케어타운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고 한다.
이 사업설명회에서 표출된 주민 의견들은 역시 개발 사업을 주민소득에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에 집중되었다. 적정 보상 등 토지 수용에 대한 의견도 있었지만 주로 개발이익의 실질적 지역 환원, 지역 업체의 사업 참여, 고용창출 등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었다.
헬스케어타운 정도의 대규모 개발 사업이라면 응당 그 이익이 주민소득과 직결돼야하고 또 그런 방향으로 사업이 추진돼야한다.
총 사업비가 공공-민간부문 합쳐 7845억 원이다. 부지면적도 무려 208만8000여㎡에 이른다. 여기에 들어서는 시설도 헬스케어센터, 명상원, 워터파크, 전문병원 등을 갖춘 메디컬 파크, 의료관련 연구개발 파크 등 매머드 급이다.
이러한 대규모 개발 사업이 도민 소득 증대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 솔직히 말해 사업할 필요가 없다. 당국이 유념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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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헬스케어타운뿐이 아니다. 제주도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모든 관광 및 개발 사업들은 도민의 소득 향상과 직결되도록 방향이 설정돼야 한다. 아니 방향 설정은 물론,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그렇게 설계 돼 골고루 도민들에게 그 소득이 돌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가 되고 특별자치도가 된 이후 엄청난 사업들이 한시적, 장-단기적, 혹은 준(準) 영구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형태도 다양하다. 크고 작은 국제회의가 있는가하면 이른바 ‘국제자유도시 7대 선도프로젝트’란 연쇄 사업도 있다.
월드컵 경기장-국제컨벤션센터도 지어졌고, 수많은 골프장-고급호텔-위락시설들도 들어섰다. 그 덕분인지 지난 4일 현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500여만 명으로 이는 지난해보다 23일이나 앞당겨 달성한 실적이라고 한다.
이렇듯 제주도는 해마다 다르게 관광 및 개발 사업들이 진행돼 경제규모가 커지고 있으나 도민, 그중에도 서민층의 소득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이유는 대부분의 사업들이 도민 소득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은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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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골프장만 해도 그렇다. 수많은 골프 관광객이 오가고 있으나 그들로 인한 도민 소득은 별로다. 캐디 수입이 있다고 하나 그것으로 생색낸다면 우스운 일이다.
골프관광객들은 공항에서부터 골프장 전용버스를 이용한다. 숙박-식음-목욕 등도 골프장 시설을 사용한다.
골프관광객이 떨어뜨리는 돈은 골프장이 싹쓸이요, 도민들의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게 없다.
농어민은 말할 필요도 없고 시중의 택시-버스-음식점, 그리고 군소 숙박업-재래시장까지 그들에겐 골프관광객이 그림의 떡이다.
많고 많은 고급호텔도 예외가 아니다. 도민들이 농작물을 못 팔아 아우성일 때 그들이 제주산을 얼마나 소비해 주고 있는지 의문이다.
어디 골프장과 호텔뿐인가. 제주도내 다른 대규모 사업장들도 비슷하다. 심지어 수입금마저 단 하루라도 지역자본으로 만들지 않고 시간을 다투어 역외 유출시키고 만다.
주민 소득을 위해서는 감귤산업만도 못한 국제자유도시 사업이 언젠가는 도민들을 회의(懷疑) 속으로 몰아넣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 때는 또 다시 ‘내 땅 지키기 운동’이 재연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