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빨리빨리’라는 말을 자주사용하거나 듣고 있다.
“밥 먹을 때도 ‘빨리빨리 일할 때도 빨리빨리 뭐든지 빨리빨리”
우리나라가 단기간 내에 선진국 문턱에 진입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빨리빨리 의 문화에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결국 빨리라는 의식이 우리 생활에 자리하면서 조급성으로 나타나고 오늘날 각양각색의 문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대중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나서 1분도 채 안되어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2~3초 더 빨리 가고자 닫힘 버튼을 몇 번이나 눌러대며, 자판기 커피를 뽑을 땐 아직 커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의 손은 이미 종이컵을 잡고 있다.
더구나 요즈음은 음료수를 판매하는 자동판매기에서 동전을 넣어 원하는 음료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자동판매기를 잡아 흔들고 발로 차는 등 화풀이를 하다가 기어이 파손시켜 놓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다.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중전화기는 말할 것도 없다. 술 취한 취객들의 단골 화풀이 대상이 바로 공중전화 부스다.
나는 경찰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병적인 조급현상으로 인하여 본이 아니게 지구대나 파출소에 왔던 많은 사람들을 경험한다. 그 사람들을 보면 사고를 낸 당사자의 책임이야 말해서 무엇하랴마는 일탈된 행동을 하게끔 만든 사회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참을성은 개인에게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사회전체로 여유를 가지는 분위기가 확산 되어야만 병적인 조급현상은 치유가 가능할 것이다.
빨리 나오는 햄버거가 아니라 천천히 끊여먹는 된장찌개의 맛을 우리 생활윤리에 접목시켜 기다림의 미덕과 도덕을 빨리 회복시켜야만 즐겁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최소한의 여유는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 모두가 치유할 수 없는 병에 걸려 미치고야 말 것이다. 자신과 상대방 모두 서로 서로 배려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모두가 최소한의 행복은 누리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 진 복
서부경찰서 정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