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인정, 맑은 공기, 아름다운 경관’. 제주를 말할 때 동원되는 말들이다.
그래서 살기좋은 고장이라는 뜻이다.
더 보탤 것도 없다. 구호처럼 제주는 공기가 맑고 풍광이 수려하고 인정이 많은 곳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정착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야 정상이다.
경기침체 등으로 삶이 팍팍하고 어려운 이들이 늘어나는 시대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렇지만 사정은 이와 정 반대다. 살기 좋다는 제주를 찾아오는 사람보다 제주를 등지고 떠나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다.
제주도가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최근 몇 년 사이 주민 전출입 현황을 보면 확연하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했던 2006년과 2007년 사이 제주를 떠난 사람들은 4만8605명이었다.
같은 기간 제주에 전입한 인구는 4만3775명이었다.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4830명 많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 사이에도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2335명 많았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제주를 등지는 이들이 많은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대학진학 등 주민등록상 주소를 옮기는 학생도 있다.
그러나 대체적 분석은 경기침체 등 삶의 여건이 열악해서라는 쪽이 많다.
일자리가 없어 구직을 위해 떠나거나 생계수단을 타지에서 찾아보려는 생계형 전출자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제자유도시다, 제주특별자치도다, 하면서도 정작 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 현상이다.
경제나 경기의 흐름은 인구 이동성에 민감하다.
기업유치, 신생산업 개발 등에 의한 일자리 창출 등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새로운 인구 유입정책이 시급함을 일깨워 주는 현상이다.